엘리지 - 수준 높은 멜로 영화
엘리지 - 수준 높은 멜로 영화
  • 황현옥 영화평론가
  • 승인 2010.11.1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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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벨 코이셋 감독 / 미국 / 멜로 / 2008

[서울문화투데이= 황현옥 영화평론가] 에로티시즘이란 사랑의 신 에로스에서 비롯된 용어로 현대에 들어와 인간의 감정과 감각, 정신과 신체 두 측면이 모두 작용하는 성적인 사랑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것을 일컫는다. 문학,미술,영화 등 예술의 전영역에서 추구될 수 있다. 특히 영화에서 가장 표현 영역이 넓고 대중적이다.

<엘레지>는 슬픈 노래(비가)라는 뜻으로 미국에서 R등급의 파격적 베드신과 사랑의 감정과 감각이 아름답게 표현된 에로티시즘을 표방한 영화이다. 전미 여성저널리스트 협회에서 2008년 개봉영화 중 가장 아름다운 섹스& 누드가 나오는 영화로 꼽았다. <엘레지>를 보고 나면 진한 사랑에 대한 여운이 남는다.  원작은 퓰리처 수상자인 필립 로스의 "The Dying animal"을 기초로 하였다.
 데이빗(벤 킹슬리)은 저명한 문학 교수로 누구보다 아름다운 것에, 특히나 아름다운 여학생에 집착을 하지만 평생 사랑을 믿지도, 구속되지도 않는 자유분방한 삶을 살고 있다.

어느날, 아름다운 대학원생 콘수엘라(페넬로페 크루즈)가 수업시간 눈에 들어온다. 서른살이나 차이 나는 그녀를 품에 안기 위해 데이빗은 학생들에게 파티를 연다. 하룻밤이라 생각했던 데이빗의 욕망은 점차 불안과 소유라는 집착으로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데이빗의 지성과 불안한 영혼을 감싸안은 콘수엘라는 자신의 가족들에게 데이빗을 애인으로 소개시켜 주려한다. 사랑에 당당한 콘수엘라에 데이빗은 겁내고 주저하며 그녀에게서 도망쳐 버린다. 그 후 콘수엘라 없는 2년간의 데이빗의 삶은 살아온 날들 중에 가장 철이든 시기이며 예전과 다르게 세상을 보게 된다. 어느날 다시 돌아온 콘수엘라, 하지만 그녀의 육체가 정상적 삶을 살기에 얼마남지 않은 것을 알게 되며 데이빗은 사랑에 대한 뒤늦은 후회와 고통을 겪게 된다.
 데이빗의 친구 조지역으로 등장한 올해 5월 타계한 데니스 호퍼의 유쾌한 연기도 볼 수 있고 겉으로는 누구보다 심플하게 삶을 살 것 같지만, 내면은 고독으로 뒤틀린 남자를 위트 있고, 진심이 있는 남자로 연기한 노교수역의 ‘벤 킹슬리’의 놀라운 연기에 감탄한다. 아름다운 예술품이라는 극중 대사가 전혀 과하지 않은, ‘페넬로페 크루즈’의 육체와 내면의 연기는 <엘레지>가 얼마나 훌륭한 영화인지 말해준다.
감독 이자벨 코이셋은 인터뷰에서 원작자 필립 로스의 작품들이 인간이 태어날때부터 지니고 있는 성과 사랑, 삶의 문제를 균형있게 다뤄 평소 좋아했으며 그래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또한 덧붙여 말한다. 생각보다 여성들이 훨씬 더 솔직하다고. 자신들이 뭘 원하는지 늘 말하고 간절히 원하지만 그걸 알아듣는 남자들은 많지 않음을.. 그래서 <엘레지>는 여성들이 훨씬 열광하는 수준 높은 멜로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