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투데이=박기훈 기자] 지난 24일 경기 창조학교(명예교장 이어령)는 노매딕 캠퍼스를 통해 한국의 맥과 얼을 계승 섭렵하고 현대적 새 생명을 불어넣는 이종상 화백(멘터)과 멘티와의 만남을 개최했다.
이날 만남은 현재 한국문화교류연구회(대표 박래경)와 함께 태극을 현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15인의 작가와 함께 풀어내는 ‘태극, 순환반전의 고리’展을 선보이고 있는 고려대학교 박물관(관장 민경현)에서 이뤄졌다.
‘한국미술의 정체성과 자생성’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 자리에서 박래경 한국문화교류연구회 대표(전시기획관)는 전시에 대한 기획 의도 및 의의에 대해 설명하며 “오늘 만남은 훌륭한 예술가들의 좋은 작품들을 보며 우리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이라는 점에서 매우 즐겁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후 전시장으로 자리를 옮겨 이종상 화백의 전시작품 소개가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이 화백은 “‘태극’이라 하면 오래묵고 낡은, 한국적인 것이라고만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며 “하지만 모든 존재의 근원을 기호화한 ‘태극’은 순환과 반전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모든 것의 시작은 ‘온고지신’ 정신의 순종(순환)이 필요하며, 후에 ‘왜 꼭 이렇게 해야 하는가’는 반전의 생각들이 모여 새로운 창조로 발전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작품에 대해선 “서양은 객관과 주관, 양과 음으로 이등분해 작가를 주(主)로 두고, 관객을 말 그대로 객(客)으로 본다”며 “하지만 제 작품은 태극의 순환 원리처럼 제가 만든 이 작품에 여러분들이 사이사이 같이 들어와 호흡해야 한다. 이렇게 돼야 하나의 작품이 된다”고 소개했다.
또한 “우리는 흔히 설치미술이라 하면 서양에서 온 것으로 착각한다. 하지만 우리 선조들의 병풍, 부채(접부채), 한옥 문(門) 등을 통해 다른 나라보다 이미 애용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며 “이번 작품은 박물관 건물, 유리벽, 기존 설치물 등 모든 환경에 어울릴 수 있도록 하나하나 다 신경썼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경기 창조학교 멘터와 멘티와의 만남은 파리 루브르 벽화 영상 상영과 함께 ▲창조성, 어떻게 발현할 것인가? ▲한국미술, 창조에 대한 오해와 이해 ▲한국인의 혀 속에서 발견하는 색채의식 ▲한국미술의 정체성과 자생성(고구려 벽화의 비밀) 등을 주제로 한 이종상 화백의 강연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