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지역 문화 공연물 만들기
명품 지역 문화 공연물 만들기
  • 권두현 안동국제탈춤위원회 사무처장
  • 승인 2010.12.13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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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9일 청송에서 의미있는 문화공연이 개최되었다. “푸른솔 맑은 바람의 노래”가 그것이다. 내용은 청송지역의 전설과 역사, 그리고 자연환경에 대한 내용을 4계절의 이미지를 빌어서 춤극으로 표현한 것이다.
청송군에서 주최한 이 행사는 청송의 새로운 명품 공연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공연 이후에도 이 공연의 후속작업을 통해 공연콘텐츠를 계속 수정보완해 나가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이런 기획 의도는 많은 시사점을 준다. 사실 전통사회에서는 각 지역별로 특별한 문화공연이 하나씩 있었다. 탈춤을 보더라도 황해도 봉산에서는 봉산탈춤, 부산 수영에서는 수영야류, 송파에는 송파산대놀이가 있었다. 탈춤이 없어도 지역마다 불리는 민요가 있었다. 상주지역의 특징을 담은 상주모심기노래, 정선아라리, 진도아리랑 등이 그것이다. 말하자면 전통사회의 지역적 성격은 결국 지역의 문화예술이 그 성격을 규정해 온 것이다.

이점에서보면 최근의 문화예술은 모든 것이 중앙으로 집중되어 있다. 아니 서울에서만 존재하는 것 같다. 서울에서 성공한 것이 지역을 돌면서 인기몰이를 한다. 서울의 성공을 후광에 업고 지역 성공을 보증받는 것이다.

지역문화가 지역성을 가지는 것은 문화다양성 협약을 굳이 들먹이지 않아도 문화의 건강성을 보증받는 일이다. 사람마다 자기 얼굴을 가지고 있고, 사람마다 자기의 개성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는 것이 행복하다. 문화가 자기 색깔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러한 삶의 모습을 자유롭게 표출하는 것이기에 문화적으로 의미있는 것임은 당연하다.

한국에서 지방자치제가 시행되면서 문화적으로 많은 변화를 거쳐왔다. 60년도에 ‘문화의 달’ 선포식 이후 10월이 되면 각지에서 비슷한 유형의 행사가 일률적으로 치루어진 것에 비해, 지방자치제는 자기지역에 대한 독창적이고 의미있는 문화를 만들어내고자 노력해 왔다. 축제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었고, 지역마다 만들어진 마크와 슬로건 등도 그 한 예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들이 이제 문화예술의 창작물로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된다. 자신의 지역의 신화, 전설, 역사를 공연창작물로 드러내고 때로는 관광자원으로 때로는 문화예술 향유 그 자체의 목적으로 지역민과 교감을 나누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긍정적 시도에 한마디를 보태고자 한다. 그것은 지역의 특성을 드러내는 공연물이 지속성을 가지기 위해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점이다. 공연물의 지속성을 담보받는 것은 질적 수준의 제고를 통한 흥행에 대한 것과, 주체들의 열정과 지역민들의 공감대라고 본다. 즉 공연물 자체가 지역을 예술적으로 잘 표현하고 흥미와 감동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는 것과 공연주체들의 삶이 지역에 밀착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점에서 공연 제작의 주체가 외지의 문화예술단체라는 점은 일견 공연예술역량의 투과라는 점에서 이해될 수 있지만, 그 정도로 만족하고, 결국 예술창작역량이 지역의 공연주체들에게 전이되는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공연의 지속성을 담보하지 못하고, 지속성을 담보하지 못한 공연예술은 결국 단기적으로 생명이 끝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최근 의미있는 지역적 소재와 주제의식으로 만들어진 문화예술 창작에 대한 지속성을 보증받기 위한 보다 전략적 구상을 할 때이며, 이러한 구상속에서 일관성을 유지할 때 명품 지역문화예술 공연이 만들어진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