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현대화·한국사진으로 보는 당시 우리나라 풍경
가족·현대화·한국사진으로 보는 당시 우리나라 풍경
  • 박기훈 기자
  • 승인 2010.12.1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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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진미술관서 지난 12일부터‘전몽각 그리고 윤미네 집’ 전시

[서울문화투데이=박기훈 기자] 한미사진미술관(서울시 송파구 방이동)은 2010년 마지막 전시로 ‘전몽각 그리고 윤미네 집’을 선보인다.
 


전몽각(1931-2006) 선생은 토목공학자로서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참여했으며, 성균관대 부총장을 역임한 인물로, 일반대중에게는 <윤미네 집>의 부정(父情)이 가득한 윤미 아빠로 더 알려져 있다.
<윤미네 집>은 전몽각 선생이 큰딸 윤미가 태어나 결혼할 때까지(1964-89) 약 26년간 찍은 사진을 담은 책으로 1990년 첫 발간 때부터 화제가 되었다. 그 후 20년 만인 2010년 새롭게 재발간 된 <윤미네 집>은 현재 4쇄 판매에 들어갈 정도로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몽각 선생의 대표작인 <윤미네 집>을 중심으로, 일반대중에게 처음 선보이는 경부고속도로 건설현장 사진과 한국현대사진의 산실인 현대사진연구회 사진이 함께 전시된다.
‘윤미네’ 가족의 풍경은 한 가족만의 이야기를 넘어서 보편적인 삶의 모습이자 ‘가족’을 통해 바라본 미시사(微視史)의 장면이다. 우리네 가족 풍경을 정겹고 포근하게 담아낸 윤미네 집에서는 따스한 가족애와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1971, 78년에 이어 32년만에 세 번째로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한미사진미술관 연말 특별전으로 이뤄지며, 약 100점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또한 전몽각 선생은 경부고속도로 건설공사의 토질담당으로 일하며, 틈틈이 공사현장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경부고속도로>시리즈는 고속도로 공사현장과 논밭이, 토착민들의 호기심 가득한 낯선 시선과 분주히 움직이는 장비들이 대조된 모습으로 보여지고 있다. 이는 급속도로 이루어진 한국현대화의 과정을 전몽각 선생만의 재치 있는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더불어 ‘현대사진연구회’ 시절의 작품도 볼 수 있다.

1960~70년대 한국의 현대사진을 이끌어 온 황규태, 주명덕, 박영숙작가와 유수의 사진기자들이 포진해 있는 ‘현대사진연구회’는 한국현대사진이 다양한 시각과 경향으로 발전할 수 있는 근간이 됐다.
‘현대사진연구회’의 일원이었던 전몽각 선생은 리얼리즘에 기반한 실험적 구도와 다양한 작업형태를 보여줬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현대사진연구회 시절 신선한 프레이밍이 돋보였던 풍경사진 외에도 당시 최고의 영화배우 엄앵란의 젊은 시절 모습도 볼 수 있다.

한미사진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전몽각’이라는 인물이 촬영한 사진에서 세 가지 풍경을 찾아내고, 그 풍경들을 한데 엮어 1960-80년대 우리나라의 풍경을 완성하는데 그 의미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미사진미술관이 주최하고 제일저축은행이 후원하는 이번 ‘전몽각 그리고 윤미네 집’은 내년 2월 월까지 계속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