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모든 산업의 중심은 '로봇'
미래, 모든 산업의 중심은 '로봇'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9.04.01 09: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화가 생활 돼야' 국민수준 높아져
박물관, '상상날개'달고 '꿈'을 키우는 곳

"당신도 빌게이츠가 될 수 있스니다. 로봇을 보고 끊임없이 상상하고 꿈꾸세요~ 그리고 그것이 현실이 되도록 노력하세요" 바로 로봇박물관 이윤제 관장의 말이다.

이윤제 관장의 ‘로봇박물관’은 그 의미가 특별했다. “빌게이츠가 로봇을 본 충격이 자신을 성공시킨 가장 큰 사건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어릴 때의 경험과 추억이 ‘꿈’을 좌우한다”고 말하는 그는 박물관이 단순한 관람이 아니라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고 공부하고 상상하면서 꿈을 키울 수 있는 곳’이 되기를 희망했다.

▲ 로봇박물관 이윤제 관장
수집전문가는 체계적인 수집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고, 연출자는 대중들이 가장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게 전시하는 것이 박물관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윤제 관장. 그래서 세계적인 문화 컨텐츠 전문가인 백성현 교수와 함께 로봇박물관을 개관했다.

이 관장은 “백교수는 문화마인드와 컨텐츠에 대한 상식, 희귀품과 정품에 대한 안목,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며 “그가 수집한 로봇 컨텐츠를 연출·디자인·기획 세 가지를 입체적으로 갖춰 미래 트렌드로 재창조해 전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박물관, 과학관, 홍보관, 테마파크 등 국내외 문화시설을 설계·시공·연출하는 종합디자인 회사 ‘인서울’의 대표이기도 하다.

수많은 컨텐츠 가운데 ‘로봇’일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신이 창조한 인간이 인간과 가장 닮은 것을 상상해 창조한 것이 로봇”이라며 “로봇 컨텐츠를 통해 디자인, 기술력, 소재 등 산업의 발전과 미래 산업의 중심이 될 로봇이 창출하게 될 부가가치를 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간이 하기 힘든 일이나 할 수 없는 일들을 대신하게 될 로봇을 경제화 하는 국가가 선진국이자 강대국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었다.

로봇이라는 단순한 기계적인 메카니즘에서 디자인, 캐릭터 등 다양한 산업과의 연계성을 일찍이 알고 있던 이 관장은 “국민들에게 로봇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해, 로봇이라는 단순한 기계적인 메카니즘에서 디자인, 캐릭터 등 다양한 산업과의 연계성을 알려야 한다”며 로봇박물관과 로봇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수집자와 연출자의 유기적인 조화로 로봇에서 파생되는 산업의 중요성이 알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 그의 얼굴에는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1900년대에 로봇을 만들기 시작한 독일에 비해 약 60년이나 뒤떨어진 우리나라 로봇 산업. 지금 우리나라의 로봇에 대한 관심은 6위 정도지만 실질적인 투자와 개발이 전혀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윤제 관장은 “놀 것이 없던 시절, 로봇은 우리나라에서는 단순한 장난감으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도 그 중요성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한 “로봇을 보면 파장된 산업들이 굉장히 많다”며 “당시 로봇에 대한 경쟁력을 알고 체계적으로 연구했다면 지금 로봇산업과 함께 다른 산업들도 많이 발전 됐을 텐데...”라며 지금도 로봇 산업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는 우리나라 국민과 국가의 태도에 답답함을 드러냈다.

이러한 태도의 본질적인 문제는 ‘국민들의 뒤쳐진 문화마인드’라고 말하는 이윤제 관장. “국민들 스스로 문화에 대한 투자도 많이 없다”며 “몇 천원씩 하는 비싼 커피는 하루에 여러 잔 마시면서도 박물관에는 단 한 번도 발을 들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씁쓸하게 말했다.

이윤제 관장은 국민들의 마인드가 문화가 ‘생활’이 되기를 바랬다. 우리가 우리문화를 알아야 국민 수준이 높아진다는 것. 그래야만이 다른 나라 문화와 비교를 통해 우리나라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게 되고 외국에 갔을 때 올바른 정체성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이 관장은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한글도 잘 모르면서 외국어만 죽어라고 공부한다”고 꼬집었다. 덧붙여 “이웃인 일본만 봐도 확실히 다르다”며 “주말이나 심지어 평일 오후에도 박물관 입구에서 줄서 있는 사람들을 보는 것이 익숙할 정도 어느 박물관이든 항상 북적인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은 ‘세계 어느 나라도 문화 컨텐츠에 있어 이렇게 체계적으로 수집한 나라는 본 적이 없다’며 우리의 로봇 컨텐츠를 욕심내고 있다”고 넌지시 밝혔다.

박물관의 3천5백여 개의 로봇 중 30%는 이 관장이 발품을 팔아가며 세계 곳곳에서 사비로 사들이고 모은 것들이다. 이 관장은 “지금의 박물관은 300여 평 밖에 되지 않아 가지고 있는 모든 로봇을 원하는 대로 전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가치 있는 컨텐츠를 빨리 공개하고 싶은데 지금 수장고에 갇혀있어 속상하다”며 깊은 슬픔을 표했다.

이러한 연유로 현재 경기도에 1천여 평 규모로 로봇박물관을 건립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내년을 목표로 경남 마산에 건립하고 있는 로봇랜드에는 로봇 컨텐츠를 공급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서울문화투데이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