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낭비의 온상 <코리아그랜드세일>
혈세낭비의 온상 <코리아그랜드세일>
  • 김동수 기자
  • 승인 2011.02.24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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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문의해 위원회'의 준비부족과 졸속추진

[서울문화투데이탐사보도팀=김동수 기자] 한국방문의해위원회가 2011년을 열며 야심차게 준비한 <코리아그랜드세일>이 혈세낭비뿐인 전시행정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찢어진 '코리아그랜드세일' 배너가 명동에서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코리아그랜드세일은 ‘2011년 1000만 외래관광객 유치’ 목표의 초석을 다지는 의미를 지니고, 외래 관광객의 관광소비 극대화를 통한 국내 관광산업 활성화와 외래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개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재)한국방문의해위원회(위원장 신동빈,이하 한방위)는 이 행사를 통해 “내수진작과 관광산업 활성화를 도모함은 물론 외국인 이용고객에게는 다양하고 특별한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참여업체에는 기업 인지도 제고 및 비수기 매출액증대를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고 밝혔지만 실상은 세금낭비의 온상으로 전락 한 것처럼 보인다.

코리아그랜드세일은 수억원의 국고를 홍보비로 사용했지만 정작 외국인들은 행사에 대해 전혀 모르는 한심한 결과를 초래했다. ‘그랜드세일’이라는 거창한 이름에 비해 10%에 불과한 할인율은 부끄러울 정도며 쇼핑특구로 유명한 홍콩의 50~70% 세일과 비교하면 되려 외국인들에게 비웃음을 사기에 알맞다는 의견도 있다.

또한 행사참여업체에 대한 효과적인 공지나 안내를 목적으로 준비된 부스도 없어 외국인들이 직접 업체를 찾아나서야만 한다. 더구나 한방위가 자랑스럽게 내세운 유명백화점들도 이름만 가져다 썼을 뿐 실질적인 혜택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해‘행사를 위한 행사’ ‘주먹구구식 진행’ 이라는 비난이 넘치고 있다.

▲ 코리아그랜드세일에 대한 어떤 홍보도 없는 인천공항

위원장인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롯데백화점 본점조차도 입점 업체에 70%에 달하는 대다수의 업체가 코리아그랜드세일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취재결과 밝혀졌고, 대다수의 참여 업체들도 10~20% 세일에 그쳐 ‘그랜드세일’이란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그랜드 세일을 실시하고 있는 주요지역을 취재해본 결과 명동에선 롯데그룹과 관련된 매장이 주로 참여했지만 그 역시 큰 효과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식음료 분야에선 '롯데리아'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롯데리아그랜드세일> 이라는 별명으로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하루평균 150여명의 외래관광객이 찾는 롯데리아 명동점의 경우도 지난달 26일까지 방문한 2500여명의 관광객중 코리아그랜드세일 쿠폰을 사용한 경우는 단 3건이었다. 매니저는 거의 대부분의 외국인 관광객이 코리아그랜드세일에 대해 모르고 있었고, 문의하는 경우도 없었다고 밝혔다.

명동을 찾은 외국인에게 코리아그랜드세일에 대해 물었지만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코리아 그랜드세일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명동역과 을지로입구역 근처에 분홍색으로 문을 세워놓고 깃발과 배너를 세워 놓았을뿐 실질적인 효과는 전혀 내지 못하는 전시행정의 진면목을 보여줬다는 지적이 많다.

▲ 롯데리아 명동점

전통기념품등을 판매하는 한 참여 업체의 사장은 “하루에 일본인 관광객이 20~30명정도 방문하지만 한달이 넘은 행사기간 쿠폰을 가지고 할인을 받은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이번 <코리아 그랜드세일>은 왜 이시기에 했는지 모르지만 전혀 의미없는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해 <서울그랜드세일>은 그나마 외국인들의 참여가 더러 있었지만 이번 <코리아그랜드세일은> 전혀 의미를 찾을 수 없는 '그들만의 리그'를 보는 것 같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열두곳의 관련업체를 찾아가 담당자를 만나봤지만 <코리아그랜드세일>기간 동안 외국인관광객 매출은 조금도 신장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아 대답했다.

한 헤어샵 매니저는 코리아그랜드세일로 찾아온 외래관광객이 아직까지 단 한사람도 없었다 고 증언하기도 했다.

이런 결과가 나타난데는 한국방문의해위원회 실무자들의 안일한 계획수립과 사전 준비부족을 들수있다.

▲ 입국하는 외국인들 코리아그랜드세일에 대해 금시초문이라 답했다.

많은 외국인들이 입국하는 인천공항에서 한국방문의해위원회는 <코리아그랜드세일>에 대한 어떤 홍보도 준비되지 않았다. 공항엔 부스하나 배너하나도 없었고, 서울로 향하는 버스탑승장, 공항철도, 어디에도 코리아그랜드세일에 대한 안내는 없었다.안내를 담당하는 공항공사직원에게 코리아그랜드세일에대해 묻자 안내직원은 “알지못한다”고 답했다.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한 무리의 중국인 관광객에게 <코리아그랜드세일>에 대해 알고 있냐고 물었지만 역시 “전혀 모른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통역을 맡은 여행사 직원도 연간 100팀 이상의 중국관광객을 상대하지만 본인도 코리아그랜드세일에 대해 금시초문 이라 답했다.

더욱 큰 문제는 내수진작과 관광산업 활성화 및 외국인 이용고객에게는 다양하고 특별한 할인혜택을 제공한다는 취지가 무색하게 하루평균 수백명의 외래관광객이 방문하는 강남역과 신사역부근의 유명 쇼핑지는 <코리아그랜드세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얼마만큼 주최측이 무신경하고 막연하게 탁상공론만을 펼쳤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 인천공항 안내센터

전체 고객의 70%가 외국인인 강남의 유명 H식당은 <코리아그랜드세일>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만약 꼼꼼한 사전 준비와 홍보가 이뤄졌다면 매출신장과 외래관광객에게 효과적인 혜택이 돌아갔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방문의해 위원회가 유명 업체들에 대한 철저한 준비 없이  지난해 여름 <서울그랜드세일> 참가 업체들을 대상으로, 적당히 목록을 만들고 졸속으로 계획을 세워 단지 세금을 쓰는 일에만 열중한 결과가 이런 부실로 이어진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감출 수 없었다.

기자는 <코리아그랜드세일>에 집행된 예산 내역에 대해 문화부 한국방문의해위원회 담당 유모 사무관과 한국방문의해위원회 홍보담당자 이 모과장에게 문의했지만, 답변을 회피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행사를 주최한 한국방문의해위원회가 최근 위원장의 업적을 남기기 위해 실효성도 없는 일에 예산만 탕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선 한국방문의해위원회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 훼손된 코리아그랜드세일 배너

연간 100억원을 상회하는 국고를 사용하는 한국방문의해 위원회는 영부인 김윤옥 여사가 명예위원장으로,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단체다. 따라서 권력과 재계의 실세가 단체장으로 있는 한국방문의위원회의 행보는 더욱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한국방문의해위원회는 이런 상황에 대해 국민이 납득 할 수 있는 결과를 내야한다. 국민의 혈세를 탕진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며 한국방문의해위원회의 각성과 자정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