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문화부-한방위 21세기 관포지교
[기자수첩]문화부-한방위 21세기 관포지교
  • 김창의 기자
  • 승인 2011.03.0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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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방문의해위원회(위원장 신동빈)의 끈끈한 관계가 부럽다.

기자는 지난 해 말 한방위 관련 사업의 예산이 유독 롯데호텔 등 롯데 관련사에 편중된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갖고, 한방위 홍보담당자에게 예산집행 내역에 대해 자료를 요청했다.하지만 한방위 담당자는 “왜 우리 월급을 대외에 알려야 하냐”는 동문서답 식의 논리를 펼치며 내용공개를 거절했다.

결국 기자는 주무관청이라 할 수 있는 문화부 국제관광과에 예산관련 내용의 공개를 요청했으나 문화부 국제관광과 담당자는 처음엔 한방위를 통해 자료 요청을 하라며 시간을 끌었다. 그리고는  한방위 담당자와 수차례 토의를 거듭한 후 마침내 홍보실을 통해 요청하라며 자신과 직접적인 접촉은 부적절하다고 통화를 비롯한 어떤 질문에도 응하지 않았다.

결국 문화부 홍보실을 거쳐 ‘A4 한 장 분량’의 자료는 요청 2주 후에 도착했다.

그 와중에 홍보실 담당자는 자료공개의 적절성을 심사한 후 송부해야 한다며, 무엇 때문에 자료를 요청하는지 묻고, “부정적인 기사를 쓴다면 내용을 보내지 않을 수 있다”고 위엄(?)있게 말했다.

롯데그룹 오너인 신동빈 회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한국방문의해위원회는 작년 여러 사업을 진행시키며, 서너차례 롯데호텔에서 관련 행사를 진행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해 4월‘KITM’(Korea International Travel Mart) 2010 과 한방위가 후원한 미국 방송사 PBS의 한식다큐멘터리 ‘김치 크로니클스’ 기자설명회, 그리고 올해 ‘관광인 신년인사회’ 등이 롯데호텔에서 개최됐다.

한방위 관계자에 따르면 “신 위원장이 롯데그룹회장이기 때문에 롯데호텔이 편의를 봐주는 경우도 있다” 고 한다. 기자도 신 회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한방위 관련 사업에 롯데호텔이 한방위를 박하게 대하진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떳떳하게 예산집행 내역을 공개하고 당당히 사업을 진행시키는 것이 옳지 않은가, 뭐가 그렇게 꺼림칙하기에, 수차례 문화부와 한방위를 거치며 토론과 심사를 거듭해야만 했는지 의문이다.   

한방위는 2010~2012년 한국방문의해를 준비하며 창설돼, 관광활성화를 위한 막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매년 100억원을 상회하는 국고를 사용하기에 재단은 국민이 충분히 납득 할 예산사용과 본연의 업무에 있어 현저한 성과를 내야한다.

그럼에도 예산공개에 있어 어딘가 투명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주무관청이라 할 수 있는 문화부도 한방위 관련한 문의에는 비협조적이다.

수차례 한방위를 싸고 도는 것처럼 보이는 문화부는 제나라때 포숙아가 친구 관중에게 허물이 있더라도 끝까지 감싸준 관계에서 유래된 관포지교를 떠올리게 한다.

영부인을 명예위원장으로, 재계의 거물을 수장으로 둔 한방위는 마치 포숙아의 두둔을 받는 관중처럼 보인다. 두 단체의 향기롭고 끈끈한 관계가 언제까지 일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