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안 보물창고 '부엉이 박물관'
골목길안 보물창고 '부엉이 박물관'
  • 현창섭 기자
  • 승인 2011.03.14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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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기행-48

부엉 부엉새가 우는밤
부엉 춥다고서 우는데
우리들은 할머니곁에
모두 옹기종기 모여서
옛날 이야기를 듣지요
(동요 - 겨울밤)

▲가운데 돌은 자세히 보면 부엉이로 보인다

부엉이는 우리에게 친근한 동물이다. 비록 실제로 본적은 없을지라도 부엉이는 우리 주변에심심치 않게 등장해왔다. 때로는 동요로, 때로는 옛날이야기로....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르지만 영화‘해리포터’에서도 심심치않게 부엉이를 볼 수 있었다.

부엉이는 동요나 옛날이야기로 그 이름은 많이 친숙하지만 부엉이에 대해서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부엉이는 세계 160여종에 달하는 종이 있으며 우리나라는 10여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적으로 남극과 북극 그린랜드를 제외한 모든곳에 살며 수리부엉이의 경우 천연기념물 324호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쥐 종류 이하의 작은 동물을 통채로 삼키며 소화되지 않는 뼈나 깃털은 하루1~2회 기침하듯 토해낸다.
큰 먹이는 찢어먹는 특성이 있으며 날개 깃털조직이 솜털과 같아 공기의 흐름을 흩어지게하기 때문에 날아갈 때 소리가 나지 않는다.
부엉이는 특별히 시력이 뛰어난데 사람의 100배의 시력을 가지고 있어 어두운 밤에도 1km까지 볼수있다고 한다. 청 력또한 대단한데 사람의 2.4배의 달하는 청력을 가지고 먹이의 위치를 정확히 찾아낸다.
이런 특성 때문에 부엉이는 지혜와 예지력을 가진 동물로 상징되어 왔으며 마술사나 주술사의 곁을지키는 영적인 동물로도 알려져왔다. 일본에서는 행운과복을 상징하기도 하며 우리나라에서는‘부엉이 곳간’‘부엉이 살림’같이 재물과 부를 상징하기도 한다. 부엉이의 이런 긍정적인 상징 때문에 세계의 여러나라에서 부엉이를 활용한 미술품과 생활용품이 많다.

▲그림,조각,장신구,화페등 다양한 수집품들이 재미있다.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부엉이박물관’은 안국동에서도 삼청동길에서도 쉽게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다.
감사원방향으로 가는 2번 마을버스를 타면 편하지만 천천히 걸어 올라가기를추천한다. 걸어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아름다운 삼청동길을 놓지지 말기를 권한다.
9년째 운영중인‘부엉이박물관’은 배명희 관장의 취미수집으로부터 시작됐다. 중2의 수학여행때 구입한 조그마한 부엉이 기념품을 산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하나,둘 수집한 부엉이 관련 수집품들이 모이고 모이니 지금의 박물관으로 발전했다.
삼청동 길을지나 거의 감사원 근처까지 올라오다 보면 작은골목 안 까페처럼 보이는 작은 집이 부엉이 박물관이다. 부엉이박물관 건물은 90년된 건물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안과박사 공병우박사가 연구실로 쓰던 건물이라고 한다. 90년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듯한 장소가 부엉이와 퍽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들었다.
부엉이 박물관은 카페에 온 것 같은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들어서면 작은 테이블들이 마련돼있고 성인 5,000원 중고생 4.000원 초등생 3,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입장료를 내면 차 한잔이 제공되며 차 한잔을 마시며 천천히 둘러보면 된다. 박물관 이라는 느낌보다, 엔틱카페에 온 느낌, 또는 누군가의 보물창고에 들어온 것처럼 아담했다. 특별히‘음양차’라는 평소에 흔히 맛 볼수 없는 차가 독특하다.
부엉이박물관은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도 많다. 또 멀리 지방에서 찾아오시는 관객들도 꽤 많아서 와서 쉬면서 천천히 가시라는 배명희 관장의 마음이 담겨있다.
전시돼 있는 수집품도 굉장히 다양하다. 30여년간 차곡차곡 모아온 수집품 4000여점이 박물관을 채우고 있으며 그 종류도 다양하다.
부엉이인형은 물론이고 그림, 조각, 화페, 장신구, 우표, 도자기와 고서, 부엉이 모양의 돌까지 각양각색의 부엉이 들이 한 곳에 옹기종기 모여있다.

▲부엉이 박물관안에 위치한 한평짜리 출판사

또 박물관 한편에 1평짜리 작은공간이 있는데 그동안 방문자들이 그린 부엉이 그림들이 전시 돼있어 이색적이다.
그 공간은 또한 배명희관장의 1인 출판사 이기도 한데 배명희관장은 지난 12월에 박물관을 운영하며 틈틈이 그렸던 부엉이 그림들과 글들을 모아 그림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무지개로 날아간 아가부엉이’이름의 그림책으로 아가부엉이가 무지개를 타고 부엉이마을로 오게되면서 벌어지는이야기를 따뜻하게 담아낸 책이다. 
부엉이박물관은 대형박물관은 아니다.
하지만 부엉이가 좋아 부엉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모아온 수집품들을 사람들과 나누고자하는 마음이 박물관을 통해 전해졌다.
대형박물관들을 찾아다니는것도 소중하지만, 작은 박물관에서 느끼는 아기자기함도 놓칠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될 것이다.
올봄에는 부엉이 박물관같이 작고 아담한 박물관을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관람안내
목,금,토,일,공휴일 - 오전10시~오후7시
월,화,수 휴관
Tel : 02-3210-2902
www.owlmuseum.co.kr
입장료 : 성인 5,000, 중고생 4.000원, 초등생 3,000원
오시는길 : 지하철 안국역 2번 출구 02번버스 승차 -> 감사원 하차
지하철 광화문역 2번출구 11번버스 승차 -> 명성마트앞하차

▲배명희 관장이 직접 쓰고 그린 그림책 '무지개로 날아간 아가부엉이'

인터뷰 / 배명희 관장

-‘부엉이박물관’이란 이름이 참독특합니다. 부엉이박물관을 열게된 계기가 있으시다면?
중학교 2학년때 경주 수학여행을 가서기념품을샀던 것이 계기가 되었어요. 그때는 그냥 예뻐서 모으기 시작했는데 모으다 보니까 규모가 커졌지요. 제성향이 원래그랬던 것 같아요. 수집하는 것이 즐거웠어요. 그렇게 수집품이 쌓이니까 사람들이 집으로 구경하러 오고 그랬어요.
그런데 자주 사람들이 집에오니까 불편한 부분도 생기고 이렇게 모은 수집품들을 사람들과좀 나누자라는 생각에 박물관을 해야겠다 생각이들었어요.
그래서 문화재청에 문의를 했었습니다. 그때는(10여년 전)작은박물관들이 없었잖아요? 관계자분께서 우리나라는 상황이 별로 좋지 못해 유지하기가 힘들다고 충고를 하시더군요.
그래도 제가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니까 10년을 내다보는 눈이있으시니 일본에 한번 가 보라하셨어요. 일본에는 작은 박물관들이 많으니까 아이디어도 좀 얻으라고요. 그래서 일본에 다녀오기도 했었죠.

-부엉이는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이긴 한데 부엉이의 상징에 대해선 모르는 사람이 많은것 같습니다. 
부엉이는 지혜의 동물이예요. 수호신 이예요 또 부엉이는 미래를 보는 예지의 눈을 가진 그동물로 일컬어 지기도 하죠.
그래서 주술사, 마술사, 심령술사와 친근한 동물이바로 부엉이예요. 그래서 해리포터같은 마법사가 등장하는 이야기에 많이 나오기도 하죠. 그리고 고조선동의족 문화에도 부엉이가 등장합니다.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예 쉽지않죠. 일단 재정적인 어려움도 있고 좋아하던 것이 일이되니까 또 싫어질때도 생기더군요.
하지만, 그래도 좋은뜻으로 시작한 일이니 오시는 분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 많이 들려드리려고 노력합니다. 다른 박물관과는 다르게 저는 관장이기도 하지만 수집가 이기도 하잖아요?
수집가가 많은이야기를 가지고 있지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많이 설명해드리고 같이 이야기하려고 하고 있어요. 저는 부엉이박물관을 사람냄새나는 곳으로 만들고 싶어요.
제가 좌우명 처럼 여기며 살고 있는 것이‘오늘에 충실하자, 진실하자’거든요. 요즘은 너무 바쁘고 각박하게들 살잖아요? 부엉이박물관이 그런 분들에게 문화적으로 누리고 즐길수있는 공간이되었으면 좋겠어요.

-최근에 부엉이 관련 그림책도 출판하셨는데 소개해 주세요.
‘무지개로 날아간 아가부엉이’라는 그림책인데 제가 직접쓰고 그리고, 출판까지 했어요. 1인 출판을 한셈이죠.(배명희 관장은 부엉이박물관 안에 1평짜리 작은 공간이 출판사라고 소개했다) 청소년 그림책으로 분류돼 있더라고요.
자연적인 소재 돌, 나무, 흙, 꽃 자연에서 소재를 삼았어요. 주위에 흔히 있는 색연필로 틈틈이 그렸고요. 그림이 특이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데, 제가 그림을 정식적으로 배운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했던 것 같아요.
주위에서 어머니들이 태교 할때나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때 읽을거리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글도 길게 썼고요. 앞으로 전자책이나 일본어, 중국어로 번역해서 수출을 하게될지도 모르겠어요. 주위에 많이 소개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