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제29회 경남연극제 '가족애'로 진한 감동
통영, 제29회 경남연극제 '가족애'로 진한 감동
  • 홍경찬 기자
  • 승인 2011.04.2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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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극단 메들리 '달빛 아래 꽃이 지고', 창원 극단 미소 '아비' 호평 잇달아

[서울문화투데이 경남본부=홍경찬 기자]밀양 극단 메들리(대표 김은민) '달빛 아래 꽃이 지고'가 지난 22일 금요일 통영시민문회화관 대극장서 무대에 올려졌다.

▲ 극단 미소 아비의 출연진과 스텝들이 연극이 끝난 후 개성있는 표현을 선사했다.
 이번 작품은 잘못된 사랑,어긋난 사랑,질투,외면,죽음,모성애 등 무엇이 우리를 사랑하게 하고 미워하게 되는가? 인간 관계 내 얽힌 욕심 근간에 질문을 던진다.

 밀양부사의 딸 동옥과 그의 몸종 언년이. 동옥을 바라보는 머슴 주기, 주기를 사랑하는 언년. 주기는 동

▲ 밀양 극단 메들리 김은민 대표는 "우리네 이기주의로 모든 삶이 지나치지 않나? 자기 일이 아니면 관심 밖의 일이고 너무 외면하고 살지 않나? 이번 달빛 아래 꽃이 지고를 통해 치유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옥을 욕보이려 하나 실패해 부사의 딸은 죽음을 맞게 되고 이 영혼이 밀양 민심을 흉흉하게 만든다.

 연극이 끝난 후 김은민 극단 대표는 '달빛 아래 꽃이 지고' 연출의 변을 묻자 "우리네 이기주의 팽팽로 모든 삶이 지나치지 않나? 자기 일이 아니면 관심 밖의 일이고 너무 외면하고 살지 않나? 상처 받는 사람들이 많은 거 같다. 이번 연극을 통해 고통 받는 사람들이 치유됐으면 한다. 또 친구, 가족들, 회사동료, 스쳐지나 갔던 이들이 서로 배려의 힘이 회복됐으면 좋겠다"라면서 "통영은 관객 분위기가 정확하게 보인다. 웃을 때 웃는 게 보이는 거고 감정이 얼굴이 그대로 묻어져 나와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창원 극단 미소(대표 김상규) '아비'는 가볍게 어깨 힘 빼고 한바탕 웃음을 허락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였다. 가족애를 실은 무거운 수레를 당신 혼자만 짊어 질려는 아버지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물려 줄거라 굳게 믿었던 유산 60억에 대한 향방에 가족들은 한바탕 소통을 벌인다. '금강산대학' 재단에 기부 소신을 끝까지 지킨 아비. 아버지는 아버지 나름, 가족들은 가족들 나름 지분을 요구했지만 결국 남는 건 눈물 콧물 흘리게 만드는 아버지의 가족에 대한 사랑.

▲ 아비에서 남자다역을 소화했으며 연출도 겸한 배우 장종도. 창원 극단 미소
'아비' 무대 불이 꺼진 후 연출가이자 배우 장종도 씨는 "제가 느낀 제 아버지 그대로이다. 아버지들은 가족들에게 한마디 하면 될 걸 참았다가 큰일로 만드는지, 저의 아버지 같아서 만들게 됐다. 가족 간의 대화가 없지 않았나? 대화할 수 있을 때 대화하자"라면서 덧붙이길 "이번 경남연극제가 첫 연출이다. 엄청 긴장된 상태서 준비했는데 마지막 장면에 분위기가 잘 잡혀서 내심 성공적이라 생각한다"며 "제 나이가 28살이니 경남연극제가 한 살 많은 형이다. 또 통영에 오면 극단 벅수골 형들이 사주는 밥이 가장 맛있다" 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지난 19일 개막식을 필두로 거창 극단 입체 '눈바래기', 거제 극단 예도 '라이방'이 공연됐으며 진해 극단 고도의 '그들이 사는 세상'이 24일 일요일 오후 7시 30분 통영시민문화회관 대극장서 상연된다.

 개막식에서 박계배 (사)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은 연극 유랑극단 쇼팔로비치 필립의 대사를 인용하며 "삶이 연극이며 연극이 삶이다. 사회를 바꿔보자는 신념으로 나무칼을 높이 쥐고서 눈물과 통곡으로 가득한 황량한 땅을 지나서 우리는 불길로 들어가네"라며 경남연극제 연극인들의 당부와 말과 격려를 동시에 전했다.

▲ 박계배 (사)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이 개막식에서 격려사를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