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로, 제 모습 찾고 있나?
고궁로, 제 모습 찾고 있나?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9.04.20 15:05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존 가로(街路), 관리미흡으로 관광객 실망
효과적 도보관광위한 보도블럭교체 공사 중


계속되는 엔고현상으로 일본인 관광객들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1%나 증가해 90만 명을 고지에 두고 있으며, 전체 외국인 관광객도 25%나 늘어나 2백만 명을 돌파했다.

이 시점에서 지난해 12월 본지 서울문화투데이(3호)에서 다뤘던 종로구의 ‘고궁로’ 조성사업의 현 상황과 그동안의 경과, 그리고 앞으로의 추진계획을 살펴봤다.

▲ 사직로, 율곡로, 창경궁로를 이어 도보관광에 효과적인 '고궁로'를 조성하는 사업은 2011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궁로’는 조선왕조의 건국과 새 서울을 탄생시킨 역사적인 거리로 조선왕조의 4대 고궁을 이어주는 동맥과 같은 거리로, 사직로, 율곡로, 창경궁로 4.5km 구간을 하나로 묶어 지칭하는 말이다.

이곳은 관광객들이 꼭 한 번씩은 지나치는 거리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실망을 안겨주던 곳이다.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가로등, 펜스 설치로 이용객들에게 불편을 주고 땜질식 바닥 보수와 과도한 색채사용, 통일성 없는 디자인 시설들이 도시 미관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적됐다.

이에 종로구는 고궁로에 대한 단계별 정비·조성 방안을 세우고 2008년부터 ‘조선왕조 600년 역사, 왕의 길 재건’을 위한 본격 정비에 나섰다.

‘고궁로 조성사업’은 그 해 8월 서울시 디자인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여러 번 수정 보완을 거쳐 (주)케이디아이의 설계용역에 대한 심의를 완료하고 사업별 예산을 확보해 9월부터 가로등 공사를 시행했다.

정립개발이 시공을 맡아 추진된 지난해 사업 경과를 보면 동십자각~원남동로터리에 지저분한 시설물을 철거하고 고궁로의 품격에 맞게 설계한 가로등 1차 공사를 마무리했다.

또한 사직로~율곡로, 창경궁로, 인사동에 사람의 평균키에 편안한 높이로 제 기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휴지통 설치작업도 완료했다.

율곡로는 전통적인 이미지와 현대의 모던함이 조화된 패턴의 보도블럭을 교체해 궁궐문화와 어우러진 가로를 조성한 상태다. 맨홀 뚜껑에도 보도블럭 패턴을 삽입하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써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관리 미흡으로 지저분해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을 받았던 일부 '율곡로'의 모습
▲ '고궁로 조성사업'을 추진해 가로등, 펜스, 맨홀을 포함한 바닥패턴 통일 및 수리 후 정비된 율곡로.

현재 율곡로와 창경궁로(동십자각~혜화동로터리)에 보도블럭 교체를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이며, 39억6천만원의 예산을 소요해 올해 10월까지 보도블럭 등 바닥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어 사직로(사직터널~동십자각) 내 2차 가로등 공사와 가로휀스 교체 및 설치를 완료하고 고궁로 전 구간에 57개의 볼라드(인도에 차량 진입을 막는 짧은 기둥)를 설치키로 했다.

올해 연말쯤에는 가로시설물의 대대적인 정비가 완료돼 조선왕조의 역사와 유적이 집중돼있는 고궁로가 역사와 문화의 향기가 배어나는 걷고 싶은 보행로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24일에는 고궁로 중 율곡로의 가로등 주 철거 및 개량공사 설치를 완료하고 올해 보도설치를 위한 공사 기공식을 가졌다.

이날 율곡로에 사는 한 주민은 “고궁로 조성은 종로의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일이다. 하루 빨리 고궁로가 조성되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내년 사업계획은 고궁로 전 구간에 눈높이에 맞춘 안내 및 정류장 표지판 등의 가로시설과 관광안내소, 벤취, 버스쉘터, 각종 안내사인물 공사를 추진해 품위와 통일성을 기한 가로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종로구는 고궁로가 본 취지대로 세계적인 역사문화거리로 조성되면 2011년 12월까지 한국 의복 전시관·음식 박물관 등 고부가 문화시설을 만들고 어가행렬 재현, 궁중음식 축제, 국악공연 등의 문화행사와 관광 상품을 개발해 관광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격조 높은 역사문화탐방로 조성으로 관광객 1천2백만명 유치를 기대하고 있으며,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