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이 들려주는 세계역사 문화 이야기에 아이들 ‘뿅’
외교관이 들려주는 세계역사 문화 이야기에 아이들 ‘뿅’
  • 권대섭 기자
  • 승인 2011.07.06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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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올 3월부터 외국공관 밀집된 특성 활용...프로그램 운영

6일 뉴질랜드 ‘리처드 만’ 대사가 전한 스토리에 아동들 흥미진진 

“A-Aotearoa(아오테아로아)는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이 부르던 뉴질랜드의 이름입니다. ‘길고 흰 구름의 땅’이란 뜻입니다. 원주민 마오리는 1000년 전 큰 카누를 타고 아시아에서 태평양을 건너 뉴질랜드에 도착했습니다. 수천마일의 바다를 카누에 의존해 건넌 것이지요.”

6일 서울 종로구 충신동 중앙지역 아동센터에서 리처드 만 주한 뉴질랜드 대사가 옹기종기 모인 이지역 아이들 앞에서 뉴질랜드 이야기를 재밌게 들려주고 있다.

  “B-Beehive(비하이브)는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에 있는 빌딩 이름입니다. 벌집처럼 생겼다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한국의 청와대와 같이 정부 핵심기관 사무실이 있는 빌딩입니다.”

 “C-Cook(쿡)은 300년 전 영국에서 출발해 뉴질랜드를 발견, 이곳 지도를 최초로 작성한 쿡선장의 이름입니다.”

“D-Dog(독)은 유명한 만화시리즈 'FootRot FLATS'를 의미합니다.”

 6일 오후 3시 종로구 충신동 서울성곽 서측 언덕 ‘중앙지역 아동센터’(중앙성결교회 내)에 모인 어린이 40여명은 리처드 만 주한 뉴질랜드 대사가 영어 알파벳 순서에 따라 들려주는뉴질랜드 이야기에 쏘옥 빠져 있었다. 관련 영상과 함께 각 알파벳 마다 하나의 단어와 함께 뉴질랜드 역사와 문화, 생활이 소개됐다. 알파벳 순서에 따른 단어제시에 이어 이야기와 영상이 함께 나오는 바람에 아이들은 지겨운 줄 모르고 Z까지 차례 차례 제시된 단어와 관련 스토리를 후딱 섭렵해 버렸다.

 E에선 뉴질랜드의 유명한 요리책인 ‘Edmonds’(에드먼즈)가 소개됐고,  G에선 ‘Goodnight Kiwi’(굿나잇 키위)가 소개됐다. 우리나라에선 TV마감을 알릴 때 애국가가 나오지만 뉴질랜드에선 ‘Goodnight Kiwi'라는 노래가 나온다고 한다. 뉴질랜드에서 ’Kiwi'는 세 가지 뜻이 있다. 하나는 뉴질랜드 사람들을 뜻하고, 하나는 날지 못하는 새의 이름이며, 다른 하나는 먹는 과일 이름이다. 날지 못하는 새 키위는 그곳에 새를 잡아먹는 동물이 없었기 때문에 날 필요 없이 오랫동안 살다가 ‘나는 법’을 잊어버렸다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리처드 만 대사는  H에서 뉴질랜드 사람들이 럭비경기 전 추는 춤인 ‘Haka’(하카)를 소개하고,  I에선 뉴질랜드의 북섬과 남섬을 오가는 큰 페리호의 이름인 ‘Interislander(인테리슬랜더)’를  소개했다. K에선 ‘Kia Ora(키아 오라)’라는 인사법을 알려줬다.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들은 지금도 반가운 이와 인사할 땐 서로 코를 맞대어 누른다는 것.  V에선 Vote(보우트)라는 단어를 제시, 뉴질랜드가 여성들에게 가장 먼저 투표권을 준 나라라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Y에선 ‘Yarn(얀)’을 소개, 뉴질랜드에 3천만마리의 양들이 있으며, 이들의 털을 전세계로 수출하고 있음을 알렸다. 그리고 마지막 Z에선 뉴질랜드를 처음 발견한 사람이 네덜란드인이라는 점과 그가 자기 나라 지명인 ‘Zeeland(질랜드)’에 New를 붙여 뉴질랜드의 나라이름이 되었음을 설명했다.

 종로구가 지난 3월부터 각 지역 아동센터를 중심으로 자원봉사센터와 함께 운영 중인 ‘외교관이 들려주는 세계역사 · 문화이야기’는 이처럼 흥미와 함께 어린이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종로구는 올 3월부터 각 국 외교공관이 밀집된 지역특성을 활용, 외교관들이 관내 각 지역 어린이들과 만나 자기 나라 역사와 문화, 생활을 소개해 주는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리처드 만 대사의 뉴질랜드 이야기를 듣고 있는 아이들의 뒷모습이 무척 진지해 보인다.

 네덜란드, 스위스, 베트남 대사관에선 이미 1차례 어린이들을 만났다. 7월 6일 뉴질랜드 대사에 이어 8일엔 베트남 응웬티 타이 통 문화참사관이, 12일엔 네덜란드 폴 멘크펠트 대사가 다시 어린이들을 각각 만난다.

 종로구는 관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 약 250여명을 대상으로 11개소의 지역아동센터를 운영 중인데 이들 학생들을 포함, 가능한 많은 학생들이 각 국 외교관의 이야기를 들으며 견문과 지식을 쌓고 희망과 용기를 갖게 할 계획이다.

 지역 아동센터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외교관이 들려주는 세계역사문화 이야기’는 연중 내내 운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