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투데이 詩세계
꽃씨
최계락
꽃씨 속에는
파아란 잎이 하늘거린다.
꽃씨 속에는
빠알가니 꽃도 피어있고,
꽃씨 속에는
노오란 나비떼도 숨어있다.
*해마다 봄이 다가오면 지난해부터 고이 간직한 꽃씨를 꺼내 우리 집 장독대 옆 뜰에 심었다. “파아란 잎이 하늘거”리고, “빠알가니 꽃도 피어 있고”, “노오란 나비떼도 숨어 있”는 그 꽃씨를 정성스레 심었다. 그 꽃씨는 내 희망이었다. 그렇다고 그 꽃씨가 내 뜻대로 모두 싹을 틔워 꽃을 피우고 나비떼를 부르는 것은 아니었다. 그때 싹을 틔우지 못한 그 꽃씨는 지금도 내 가슴 깊숙이 싹을 틔워 꽃을 피우고 나비떼를 부르고 있다. -이소리(시인, 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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