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과 영화의 만남, '충무로뮤지컬영화제 프리페스티벌'성공 열쇠는?
뮤지컬과 영화의 만남, '충무로뮤지컬영화제 프리페스티벌'성공 열쇠는?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5.08.05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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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금)~24일(월)까지, 8개의 섹션에서 장편 영화 12편 선보여

오는 21일(금)부터 24일(월)까지 4일 동안, 충무아트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충무로뮤지컬영화제 프리페스티벌(Chungmuro International Musical Film Festival, 이하 'CHIMFF 2015')>이 개최된다.

▲ 'CHIMFF 2015' 조직위원

상영작은 총 8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12편의 장편 영화 상영과 라이브 더빙 공연 등의 형태로 선보인다. 오랫동안 사랑 받아온 <사랑은 비를 타고>, <그리스>, <헤어스프레이>의 원작 영화를 감상, 최신 할리우드 뮤지컬영화 <저지 보이스>, <숲속으로> 상영, 영화 <미녀는 괴로워>와 함께하는 포럼M&M(Movie&Musical),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을 함께 노래 부르며 즐길 시간 ‘싱얼롱 침프(Sing-along CHIMFF)’까지 그 구성이 다양하다.

특히 개막작 <이국정원>은 한국과 홍콩의 합작 프로젝트로, ‘갈라 스크리닝 퍼포먼스(Gala Screening & Live Performance)’ 섹션의 라이브 더빙 쇼(*배우들의 ‘더빙’과 노래, 밴드 연주, 음향 효과를 현장에서 라이브로 구현)로 진행된다. 또 ‘팬텀 2015’ 섹션의 <오페라의 유령> 90주년 기념 라이브, ‘충무로 리와인드’ 섹션의 특별 시나리오 리딩 공연(*원작 대본을 라이브 연주와 함께 배우들이 무대에서 낭독) <만추를 읽다>가 주목할 만하다.

영화와 뮤지컬의 '마리아주' 

▲ 최창식 중구청장

<CHIMFF 2015>는 2010년 4회를 끝으로 중단된 <충무로영화제>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뮤지컬과 결합한 새로운 영화제가 탄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영화와 뮤지컬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생겨났다.

영화와 뮤지컬은 오랫동안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는데, 이번 행사에서 그 일부를 감상할 수 있다. ‘재견충무아트홀’ 섹션의 <사랑은 비를 타고>는 지금까지 제작된 수많은 뮤지컬영화 중에서도 특히 오랫동안, 꾸준히 사랑받은 작품이다. 1952년 영화 이후 수차례 뮤지컬로 제작되어 두 장르의 장점을 빛냈다는 호평을 받는다. 미국영화연구소(AFI)에서 선정한 역사상 최고의 뮤지컬영화로도 꼽힌 바 있다.

<그리스>는 뮤지컬로 시작해 영화로 제작된 작품이다. 1971년 초연 이후, 세계 20개국 이상에서 공연되며 대중들의 꾸준히 사랑받았다. 1978년에는 동명의 영화가 제작돼 뮤지컬과는 또 다른 느낌을 선보였다.

영화, 뮤지컬계 대표 인물로 조직위원 구성

<CHIMFF 2015>는 충무로뮤지컬영화제의 정식 개최의 사전행사인 만큼 첫 행사의 구성과 진행이 중요하다. 그래서 조직위원에 신경을 썼다는 후문.

명예조직위원장인 최창식 중구청장은 4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중구의 충무로는 한국 영화 100년의 역사적 장소다"라며 충무로의 역사성을 강조하고 " 2007년부터 4년 동안 ‘충무로국제영화제’를 개최했으나 여러 문제로 중단됐다. 중구에 있는 뮤지컬 공연장인 충무아트홀을  통해 충무로의 전통을 이어가기 위한 뮤지컬 컨텐츠를 영화화한 뮤지컬 영화제를 기획했다"고 영화제의 정체성을 밝혔다. 아울러 "융합이 새로운 창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장호 영화감독과 함께 공동조직위원장을 맡은 이종덕 충무아트홀 사장은 "충무는 이순신 장군의 호다. 명보극장 옆에 충무공 생가터가 있고, 충무아트홀 바로 뒤는 한국 최고의 작가인 김동리 선생이 살던 곳이다. 이 두 분의 얼을 받은 충무로에서, 영화계, 뮤지컬계 인사들과 많이 의논해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공동조직위원장인 이장호 감독은 "영화인의 한 사람으로서 충무로국제영화제의 상처가 치유되고 새살이 돋는 것을 지켜보며 감사하게 생각했다. 유능한 분들이 많이 계시니 성공적으로 개최될 것 같다. 기대하셔도 좋다"고 영화제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 이장호 공동조직위원장

이어 배우이자 제작자인 신영균 고문은 "55년 동안 영화배우로 있었기에 충무로에 대한 애착이 누구보다도 강하다. 충무로에 뮤지컬 영화제가 생겼다는 것에 영화인으로서 기쁘게 생각한다. 시작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성공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조직위원들에게 격려와 함께 치밀한 운영을 당부했다.

자문위원장인 김동호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장은 축사에서 "이 정도 진영으로 출발한다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확신이 들었다. 자문위원으로서 '충무로뮤지컬영화제'가 한국의 뮤지컬 산업도 이끌고 영화산업도 진흥시키는 두 가지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임무를 다하겠다. 지자체 단체장의 의지와 열정을 믿고, 지원을 아끼지 않도록 부탁한다"는 말로 재정적 지원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 외에도 박양우 현 광주비엔날레 대표, 배인준 동아일보 고문, 곽영훈 사람과 환경 회장[자문위원]을 비롯 영화계에서는 배창호·이명세·봉준호·이무영·방은진·전계수 감독과 뮤지컬계에서는 송승환·박명성·김희철 뮤지컬 프로듀서, 박해미·오만석·정성화 배우가 참여한다.

"영화의 뮤지컬화, 뮤지컬의 영화화에 자극 줄 수 있게 노력하겠다"

공식 기자회견에서 "지속 가능한 영화제를 끌어갈 복안과 차별화 방안"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김홍준 예술감독(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은 "뮤지컬 영화제를 시작할 때 검색을 해봤다. musical film festival, 안 나온다. 그만큼 뮤지컬 영화제를 만들기도, 유지하기도 어렵다는 뜻이다"라고 운을 뗀 후 "음악영화제는 많다. 한국에는 제천영화제가 있다. 뮤지컬 영화제가 거의 없는 이유는 첫째, 뮤지컬 영화 자체가 많이 만들어지지 않고, 둘째, 뮤지컬 영화에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단순히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를 통해 뮤지컬에 더 접근하고, 가까이 하고 싶은 관객의 욕구가 있는데 영화제에서 그것이 충족되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어쩌면, 세계에서 유일하게 뮤지컬을 전문으로 하는 튼튼한 조직과 인프라로 뮤지컬 영화제를 만드는 것일지 모른다"라며 제천 영화제와의 차별화를 꾀했다.

그는 또 뮤지컬 영화제가 단순하 영화제가 아니라 뮤지컬 행사이기도 한, 실험적인 정체성이다. 프리페스티벌과 제1회 영화제를 통해, 지켜보는 분들의 의구심이 해소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이에 대해, "충무로국제영화제는 중구청이 주관했는데, 이 체제에 문제가 있었다"고 말하고 "행정기관의 장이 행사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이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이번엔 중구문화재단에 업무를 일임했다. 너무 화려하게, 전시적으로 진행하면 안 되된는 교훈도 얻었다. 창조적이고 내실 있게,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축제라는 방향을 설정하고 다른 리스크를 줄였다. 우리가 할 일은 영화와 뮤지컬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가는 것이다"라고 첨언했다.

▲ 김홍준 예술감독(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

김홍준 감독은 창작 뮤지컬의 영화화나 뮤지컬 영화에 대한 지원 방안이 있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영화제가 할 수 있는 일엔 한계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김감독은 "대신 영화제가 제작사처럼 영화나 뮤지컬을 직접 제작하는 것은 능력 밖의 일이다. 하지만 영화가 제작될 수 있도록 영화제가 사전 정비 작업을 할 수는 있다"며 "예를들어, 영화에 대한 아이디어가 투자자를 만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드는 이벤트나 마케팅을 하는 것은 가능하다. 영화의 뮤지컬화, 뮤지컬의 영화화 등에 자극을 줄 수 있도록 국내외 사례들을 조사해 벤치마킹하고, 또 충무로 뮤지컬영화제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답변했다.

그는 또 영화와 뮤지컬을 결합해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시너지를 뭐라고 보는지 묻는 질문엔 "언젠가 한국에서 '오페라의 유령'이나 '캣츠', '레미제라블' 같은 창작 뮤지컬이 나오는 데 우리 영화제가 촉매와 자극제가 될 수 있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것이 좋은 뮤지컬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라며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또한 "충무아트홀이 창작 뮤지컬에 대해 가지고 있는 열정, 그리고 창작뮤지컬이 나왔을 때 파급효과를 본다면 뮤지컬 영화제가 단순한 영화제가 아니라 뮤지컬 산업과 영화산업이 만나는, 국내 뮤지컬계와 영화계가 해외 관계자와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되도록 하는 게 비전이다. 아직은 현실이 아니라 꿈이지만 뮤지컬의 결말이 그렇듯 해피엔딩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는 말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프리페스티벌은 무료, 내년부터 유료 전환

사전예매가 가능한 아래 세 작품을 제외하고 모두 무료 상영으로 진행된다. 이 외엔, 각 작품의 상영 1시간 30분 전부터 당일 상영작에 한해 선착순(1인 2매) 현장 발권된다. 좌석이 매진일 경우 관람이 어려울 수 있다. DDP 어울림광장 야외상영은 티켓 발권 없이 관람할 수 있다.

▲ 유료 프로그램과 티켓 가격
▲ 전체 프로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