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남북정상회담]문화예술로 아름다웠던 ‘하나의 봄’
[특별기획-남북정상회담]문화예술로 아름다웠던 ‘하나의 봄’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8.05.0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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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부인 김정숙·이설주 여사 “남북한 문화예술 발전 위해 힘모으자”

남북정상회담에서 더욱 빛을 발했던 음악과 미술, 마음열고 하나되는데 큰 역할

▲남북정상회담 만찬장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 등 남북 관계자들이 두 정상의 인삿말이 끝난 후 환한 웃음과 함께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서태지의 '발해를 꿈꾸며'를 이런 자리에서 듣게 되다니  ㅎㅎ 감개무량하고 두 정상이 굳게 잡은 손과 흐믓한 표정을 보니 한겨울 얼음도 녹아낼것 같다.
#.올림픽 폐막식급 퀄리티다
#.한 민족이기에 공유할 수 있는 정서다 .우리는 같은 글을 쓰고 같은 말을 하고 같은 노래를 부르는 한 민족이란걸 잊지말아야 겠다.
#여기 엔딩 원드림 원코리아 녹음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여했다는걸 김정은 위원장이 꼭 알고 있었음 좋겠네요. 이후에라도..
#많이 행복했습니다. 이 감동이 북한주민들에게도 전해지기를 기원해요. 남북이 종전하듯이  부디 우리국회도 여야 싸움없이 모두가 서로 힘을 합하여 더큰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힘써주기를 바라요.
#철조망을 날아다닌 나비 3마리는 김대중 노무현 그리고 아름다운남자 문대통령

▲남북정상회담 환송식에서 평화의 집 벽에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파사드 작품이 펼쳐지고 있다. 철조망에 나비 세마리가 각각 날아와 앉은 모습은 남북평화를 위해 물꼬를 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과 그동안 단절됐던 대화의 문을 연 문재인 대통령을 상징하는 듯하다.

지난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은 남북은 물론 전 세계의 관심과 환호를 받은 한 편의 역사드라마였다. 그날 마지막 환송행사까지 숨죽이며 지켜본 국민들은 역사적인 순간의 감동을 가감없이 글로 토해냈다.

두 정상의 만남은 시작부터 끝까지 하나하나가 감동이 아닐 수 없는 명장면들이 끊임없이 눈과 가슴을 파고 들었다. 특히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문화예술을 통해 정서적으로 한 민족임을 입증했다. 그림과 음악은 두 정상과 관계자들의 긴장된 마음을 여는데 단연 으뜸이었다는 평가다.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만나 두 정상이 전통의장대 사열을 받고 있다.

두 정상의 첫 번째 공식 행사인▲남북정상회담 만찬장에서 해금연주자 강은일씨가 ‘서울에서 평양까지’를 연주하고 있다. 의장대 사열에는 전통의장대와 취타대의 아리랑 연주가 두 정상의 발걸음을 따랐고, 회담장인 평화의 집에는 백두산, 금강산, 북한산, 백령도, 훈민정음 등...벽면에 걸린 그림 하나하나에 이번 회담의 의미를 전하는 메시지가 담겼다.

환영만찬장의 강은일의 해금으로 연주된 ‘서울에서 평양까지’와 제주 소년 오연준 어린이의 앵콜송 ‘고향의 봄’은 남북정상과 만찬참석자들 모두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남북정상회담 만찬장에서 해금연주자 강은일씨가 ‘서울에서 평양까지’를 연주하고 있다.

특히 ‘고향의 봄’이 들려질 때 김여정 부부장은 해맑은 표정으로 입소리로 따라 부르는 장면이 여러번 포착됐다. 마지막 부분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대목에서는 눈가에 살짝 이슬도 비쳤다, 리설주 여사 또한 고개를 끄덕이며 입술을 달싹이며 노래를 음미하는 모습은 더더욱 ‘우리는 하나’라는 울림을 주었다. 실제로 북한에서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고향의 봄’부르기 경연대회가 있을 정도로 동심에 널리 퍼져있는 노래다.

▲남북정상회담 만찬장에서 제주소년 오연준 군이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의 앵콜 요청으로 고향의 봄을 부르자 김여정 부부장과 이설주 여사가 지긋한 눈빛으로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다.

그 외에도 조용필과 현송월이 듀엣으로 김정일 위원장이 좋아했던 ‘그 겨울의 찻집’과 윤도현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가 울려퍼졌다.

대미를 장식한 '하나의 봄'이란 제목의 환송음악회는 ‘올림픽 폐막식인줄 알았다’고 할 정도로 영상과 음악의 조화가 그 절정을 달했다. 만찬장에서 행사장으로 걸어 나오는 그 길에는 서태지의 ‘발해를 꿈꾸며’가 흘러 나왔다. "한민족인 형제인 우리가 서로를 겨누고 있고 우리가 만든 큰 욕심에 내가 먼저 죽는걸", " 언젠가 나의 작은 땅에 경계선이 사라지는 날 많은 사람이 마음속에 희망들을 가득 담겠지"의 가사는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로 나가자는 뭉클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정상회담이 이뤄진 평화의 집 외벽을 전면스크린으로 활용해 ‘하나의 봄’을 주제로 한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 파사드 작품.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정재일씨의 피아노 연주와 사물놀이팀의 연주가 절묘한 하모니를 이뤘다. 

환송행사는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파사드 작품을 배경으로 정재일 작곡가가 우리민족의 역사와 나아갈 길을 표현하기 위해 남과북 모두 알고 있는 민요와 음악인 ‘아리랑’, ‘새야새야’, ‘고향의 봄’이 격정적인 피아노 연주로 마무리됐다. 여기에 사물놀이의 박진감 넘치는 조응은 분단의 세월 동안 응어리진 마음을 풀어내기에 충분했다. 남북 간의 가로막힌 철조망에 노란 나비가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그렇게 날아와 평화의 날개짓을 하고 사라지고 철조망이 걷히고 봄꽃들이 만발한다.

▲정상회담이 이뤄진 평화의 집 외벽을 전면스크린으로 활용해 ‘하나의 봄’을 주제로 한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 파사드 작품.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정재일씨의 피아노 연주와 절묘한 하모니를 이뤘다.

한 네티즌은 그 모습을 보고 ‘(남북평화의 물꼬를 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상징하는 것 같다’고도 했다. 마지막 두 정상의 작별을 고하는 시간에는 엔딩곡으로 문재인 대통령도 함께 참여한 ‘원드림 원코리아’가 잔잔히 깔렸다. 문재인, 김정은 남북의 두 정상은 두 손을 꼭 잡고 작별의 아쉬움을 달랬다.

▲'하나의 봄'.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에서 평화의 집 외벽을 전면스크린으로 활용해 '하나의 봄'을 주제로 한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파사드 작품.

이번 두 정상의 만남에서 영부인들의 문화내조도 한 몫을 톡톡히 했다. 특히 김정숙 여사는 평화의 집에 걸리는 그림들과 내부 인테리어 등도 세심하게 챙겼으며, 이설주 여사와는 같은 성악 전공자라는 공통분모가 있어 공감대 형성이 더욱 쉬웠다. 이런 공감대는 두 사람이 첫 만남에서  “함께 남북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힘을 모으자”고 약속하는 대목에서 잘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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