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가야’, 춤으로 화려하게 부활!
잊혀진 ‘가야’, 춤으로 화려하게 부활!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9.09.1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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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춤극 ‘가야’, 국수호 안무가 고증 통해 의상ㆍ소품까지, 우리 춤 찾기 완결판


1,600년 동안 잊혀졌던 500년 역사의 문화왕국 ‘가야’를 춤으로 풀어낸 국수호 안무가의 신작이 공개됐다.


국립극장(극장장 임연철)이 국립무용단의 제92회 정기공연이자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참가작으로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무대에 올린다.

이번 작품은 사라진 우리 춤을 재현하는데 힘써왔던 한국을 대표하는 국수호 안무가의 고구려, 백제, 신라에 이은 우리 춤 찾기 시리즈의 완결판으로, 10년 만에 국립무용단과 다시 만나 천년왕국‘가야’를 춤을 통해 복원하는 의미있는 무대다.

‘가야’는 낙동강 하류지역을 기반으로 기원전·후 변한에서 시작된 여러 세력집단으로, 서기 42년 개국, 서기 532년까지 10명의 왕과 489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 5천년 역사에서 가장 번성했던 해상왕국이었다.

특히 지금의 고성오광대, 통영오광대, 진주검무, 교방굿거리, 동래야유, 수영야유, 삼천포 십이차농악, 동래학춤, 양산사찰학춤, 밀양백중놀이 등 대표적인 우리의 전통 춤이 행해지는 지역을 아우르는 땅에서 철기문화, 불교문화, 그리고 일월신, 천지신을 모시는 자연숭배 문화까지 거대한 문화군을 형성했던 문화왕국이라 할 수 있다.

▲ 국수호 연출가
18일 프레스 공연에서 국수호 연출가는 “이번 작품은 ‘가야’가 진취적 기상과 문화적 수용력, 우주관과 내세관을 가지고 악가무(樂歌舞)를 즐기는 문화강국이었음 알리는데 의의가 있다”면서 “가야의 문화를 최대한 복원해보려는 의지에서 시작해 철저한 자료조사를 토대로 오늘의 시각에 맞도록 창작 춤극화한 것”이라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국수호 연출가는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역사적 고증을 위해 김해지역은 물론 일본을 넘나들며 현장탐방과 가야와 문화적 영향을 주고받았던 주변 고대국가들의 역사자료를 통해 방대한 자료를 모았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에게서 잊혀져간 문화 강대국 ‘가야’의 숨결을 춤과 음악, 의상, 소품, 장신구 등을 이용해 다양한 문화적 양식을 표출시켜 새로운 춤극으로 탄생시킨 것이다.

가야인들의 삶과 문화, 사상이 녹아 있는 춤극 ‘가야’는 역대 최대규모인 80여명의 국립무용단 최고 무용수들과 함께 섬세하면서도 웅장하게 재현된다.

가야의 대표적인 예술가이자 악사인 ‘우륵’이 만들었다는 가야금 12곡의 흐름에 따라 시대와 공간을 넘나들며 천년의 왕국 가야가 간직하고 있던 건국이념과 삶, 예술을 화려하게 부활시킨 것이다.

공연의 시작은 우륵을 연구하던 한 학자가 찾은 대성동 고분이 열리면서 그 안에 순장됐던 가야인들이 부활해 1,600년 전의 가야의 건국과 삶, 예술에 숨어있는 비밀들을 하나둘씩 풀어내고 있다. 

되살아난 김수로왕, 허왕후, 신녀 등의 역사 속 인물들이 당시의 왕의 결혼식, 순장 풍습이나 제사, 신녀의 춤, 그리고 ‘구지가’ 같은 서사시 등과 함께 어우러져 가야인들의 숨결로 무대를 가득 채운다.

특히 우륵은 가야왕의 소리와 춤결을 생각하며 결연한 의지적인 몸짓으로 가야금 12줄을 만들어내고,가야의 춤 가운데 기록으로만 전해져오던 사자춤과 보기(공을 가지고 노는 기예놀이)등의 춤을 재해석해 새롭게 선보인다.

한국 무용의 새로운 지표를 열게 될 국수호 안무가의 신작, 춤극 ‘가야’는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4시에 공연하며, 21일 월요일에는 공연이 없다.

관람료는 으뜸석 7만원, 딸림석 5만원, 버금석 3만원, 버금딸림석 2만원이다.

아래는 공연 주요 장면들

서울문화투데이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