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영미술관, 시대를 담는 작가 김정헌 초대전 개최
김종영미술관, 시대를 담는 작가 김정헌 초대전 개최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9.12.1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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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어쩔 수 없이』展...40년 화업 한 자리에 펼쳐져

김종영미술관에서 원로인 김정헌(1946~ ) 서양화가의 초대전을 개최한다.

김종영미술관은 2010년 신관 개관 이후 매년 가을, 한국미술의 지평을 넓히는데 헌신한 원로 작가를 선정해 초대전을 열었다. 그 일환으로 김정헌 작가의 『어쩌다 보니, 어쩔 수 없이』展을 내년 1월 5일까지 김종영미술관 신관 1,2,3 전시실에서 연다.

『어쩌다 보니, 어쩔 수 없이』展은 해방둥이로 우연인 듯 필연 같았던 김정헌 작가의 40 여 년간 화업을 살필 수 작품 60여 점을 선보인다.

작가가 붓으로 직접 묘사한 작품 뿐 아니라 의인화ㆍ패러디ㆍ혼성모방ㆍ아이들이 좋아하는 스티커 작품을 선보인다. 또한 신문을 오린 꼴라쥬ㆍ만화 베끼기ㆍ이미지 겹치기나 충돌 등의 방법을 총동원한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있다.

▲김정헌, <녹색이 보인다>, 2019(도판=김종영미술관)

김정헌은 1980년 『현실과 발언』 동인으로 활동했으며, 현재까지 그림을 통해 시대를 담는 작업을 하는 작가다.

1946 년 5월 생인 김 작가는 자신을 ‘진짜 해방둥이’라고 부른다. 부모님이 해방의 기쁨을 만끽했기에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방의 기쁨도 잠시, 김 작가는 두 살 때 어머니 등에 업혀 월남하는 등 격랑의 시대를 살았다.

혼돈의 시대 속 한국미술은 현실에 등 돌린 채, 동시대 서구미술과 발맞춰 나갔다. 사회현실은 권위주의를 넘어 폭압 정치로 치달았다. 이 같은 현실에서 청년 김정헌은 미술의 사회적 역할과 삶과 동떨어진 미술의 저변 확대를 깊이 살폈다. 이에 민중미술을 선도한 작가가 되었다. 1987 년 민주화가 진행과 1990년 독일이 통일되며 정치 쟁점에서 매몰되던 민중미술은 동력을 잃었다. 한편 미술계는 시장 중심이 되며, 작품은 상품화됐다.

▲김정헌, <산업화의 꿈>, 2018(도판=김종영미술관)

급변하는 미술계 속에서 김 작가는 끝임없이 문학ㆍ역사ㆍ철학에 몰두하며 작가, 교육자, 시민사회활동가로 문화사회를  이륙에 힘썼다.

작가 노트 통해 김 작가는 “‘어쩔 수 없이’ 이 미술을 영위하고 산다. 반은 우연이고 반은 필연이다”라며 “미술 중에서 ‘그림’은 특히 세상을 비추는 창이다. 이 그림이라는 창을 집안의 어디 벽면에 걸어두면 또 하나의 세상이 우리를 비추고 있는 셈이다..... (중략)이 창을 통해 세상을 올곧게 비추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좋은 세상’이 이렇다는 것은 보여주고 싶어 한다. 극락세계가 다른 곳이 아니다. 바로 그림쟁이들이 만들어 낸 세상이 우리의 ‘이상세계’인 극락일 터이다”라고 밝혀, 그의 작품세계를 읽을 수 있다.

▲김정헌, <산업화의 말로에 나는 소리>, 2019(도판=김종영미술관)

김 작가는 이번 전시 작품들을 산업화를 거치며 폐기하거나 폐기될 쓰레기 같은 것들을 주제로 했다. 조춘만 사진작가가 찍고ㆍ계원대 이영준 교수가 해제한 독일의 중공업지대 ‘풸링겐 산업의 자연사’라는 책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대형 작품, 당인리 화력 발전소를 견학하며 본 대형 중공업 기계 등 산업화 과정을 거친 우리의 사회를 시각적으로 성찰했다.

작품의 주제가 산업화의 대형 시설과 기계들인데 관해 김 작가는 “우리들의 삶을 풍요롭게 했는지 모르지만, 이 사회는 ‘어쩌다보니’, 또 ‘어쩔 수 없이’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탄소 문명’과 산업화로 이룬 ‘성장시대’가 끝났다고 진단하는 학자들이 적지 않다”라며 “내가 그려 온 많은 그림은 혼란스럽기 그지없는 잡다한 생각들의 결과물들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청년작가 시절 동료들과 『잡초』展을 개최했던 김정헌 작가의 회고전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시류에 흔들림 없이 그림으로 시대를 성찰한 한 김정헌 작가의 작품세계를 새롭게 조망할 차례다.

전시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김종영미술관 홈페이지(http://kimchongyung.com/)를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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