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하 개인전 《PATINA-Shadow》, 빛과 그림자로 표현한 시작과 끝 사이 흔적
이구하 개인전 《PATINA-Shadow》, 빛과 그림자로 표현한 시작과 끝 사이 흔적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1.06.0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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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Gallery 4F에서 오는 16일까지
모든 에너지의 흔적을 먹과 금으로 표현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한국의 먹을 사용해 거북이 그림을 그려온 이구하 작가의 32번 째 개인전이 열린다. 춘천에 위치한 Gallery 4F에서 지난 4일 전시를 열어 오는 16일까지 개최한다.

이 작가의 개인전 《PATINA-Shadow》는 ‘원인과 결과’, ‘시작과 끝’, 그 사이에서 ‘화두’로써의 역할을 ‘빛과 그림자’로 표현한다.

▲이구하 개인전 《PATINA-Shadow》 (사진=Gallery 4 제공)

현란한 색을 탐하지 않고 공간 속 여백과 먹이 가진 깊이로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넘어 ‘흔적’을 보는 작업을 이어온 그가 이번 전시에선 종이오리기를 통한 그림자 표현을 선보인다. 빛과 어둠으로 표현한 작품과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재료 먹(탄소)과 금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이구하 개인전 《PATINA-Shadow》 (사진=Gallery 4F 제공)

이번 전시에서는 그려진 이미지를 디지털작업으로 재작업해 다시 종이오리기 작업을 거친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총 3단계에 걸쳐 완성된 그림은 작품 제작 과정 역시 하나의 서사를 만든다. 이 작가는 어떤 맺음이나 완전함에 집중하기보다 시간과 공간 사이의 ‘흔적’ 그리고 ‘원인과 결과, 시작과 끝’ 사이의 이야기를 표현한다. 그의 작품은 확연하게 맺어진 선과 점이 아닌 무엇인가 이어져오고 연결되어있었던 번짐과 여백, 일렁이는 빛으로 관람객에게 부드러운 서정을 전한다.

▲이구하 개인전 《PATINA-Shadow》 (사진=Gallery 4F 제공)

이 작가는 본지 인터뷰에서 ‘흔적’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밝힌 적이 있다. 그가 화폭 안에 담아내는 ‘흔적’은 ‘모든 행위의 흔적’으로 볼 수 있다. 이 작가는 “우리는 어떤 일을 하든지 신체에서 에너지를 발산하고, 나는 그것을 시각화 한다”며 “눈에 보이지 않아도 모든 것은 결과물을 남기는데, 그 보이지 않는 것을 조금 보이게 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구하 개인전 《PATINA-Shadow》 (사진=Gallery 4F 제공)

32번 째 개인전을 갖는 이 작가는 전시마다 조금씩 작업의 변화를 추구해왔다. 물방울의 번짐으로 정적인 작품을 추구하던 그는 2007년부터 거북이를 소재로 하며 동적인 그림을 작업했고, 이후 컬러를 사용하는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작가는 매 전시마다 신작을 선보이고, 또 이전 전시 작품을 리부트해 전시하곤 한다. 그는 시간이 지나서 다시 예전 작품을 바라보면 당시에는 몰랐던 부족함이 보이고, 그것을 지우고 칠하면서 자신만의 밀도와 깊이감을 더해간다고 한다.

▲이구하 개인전 《PATINA-Shadow》 (사진=Gallery 4F 제공)

기존에 작업했던 매체가 아닌 완전히 다른 매체를 통해서도 자신의 세계를 보여주고 싶다던 이 작가에게 이번 전시는 그의 또 다른 표현법을 선보이는 자리이기도 하다. 새로운 작업방식에 대한 계속된 탐구와 올곧게 지니고 있는 스스로의 세계관이 만들어내는 시너지는 관람객에게 쉽게 볼 수 없는 세계의 흔적을 전한다.

▲이구하 개인전 《PATINA-Shadow》 (사진=Gallery 4F 제공)

이구하 작가는 ARTCOVER 추천작가 선정(2005~2006), (프랑스미술전문포털)France, 박수근미술관 입주작가 등을 거치며, 20여 회의 개인전과 수십회의 단체초대전과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또한 본지 <서울문화투데이> 제8회 문화대상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