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故이건희 미술관’ 건립지… 서울 용산구‧송현동 부지 거론
문체부, ‘故이건희 미술관’ 건립지… 서울 용산구‧송현동 부지 거론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1.07.0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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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방안’ 발표
오는 21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국립현대미술관서 공개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국내미술계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故이건희 삼성 회장의 국가 기증 컬렉션이 오는 21일부터 국민에게 공개된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 이하 문체부) 황희 장관은 7일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방안’을 발표했다.

문체부가 발표한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방안’의 주요내용은 기증품 활용에 대한 주요 원칙 정립, 단계별 활용방안 등이다. 많은 관심이 쏟아졌던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관(가칭/ 약칭: 이건희 기증관) 건립 후보지로는 서울 용산과 지난 4월 서울시가 매입한 송현동 부지가 거론됐다.

지난 4월 이건희 회장 유족 측이 문화재와 미술품 총 23,181점(국립중앙박물관 21,693점, 국립현대미술관 1,488점)을 기증한 이후, 문체부는 기증품 활용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별도 전담팀과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위원회(이하 위원회)’를 운영하며 총 10차례의 논의를 진행했다.

▲황희 장관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방안 발표 현장(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황희 장관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방안 발표 현장(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국민 문화향유 기회 확대 및 국가 문화브랜드 가치 높일 것

이건희 기증품 활용 기본원칙 네 가지는 ▲국민의 문화향유기회 확대를 위한 국가기증의 취지 존중과 기증의 가치 확산 ▲문화적 융·복합성에 기초한 창의성 구현 ▲전문인력 및 국내외 박물관과의 협력 확장성 ▲문화적·산업적 가치 창출을 통한 문화강국 이미지 강화다.

문체부는 故이건희 회장과 유족들이 대한민국, 국가에 소장품을 대규모로 기증한 취지를 존중할 방침이다. “우리 문화재와 미술품에 대한 사랑의 뜻을 국민과 함께 나누었으면 한다.”라는 고인의 뜻을 고려해 방대한 기증품에 대한 국가적인 조사와 연구를 추진하고, 기증품의 역사적·예술적 가치와 의미를 규명해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문체부는 대규모 기증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다해 앞으로 기증문화 확산을 위해서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두 번째 원칙인 ‘문화적 융·복합성에 기초한 창의성 구현’은 동서양, 분야, 시대, 유형을 망라하고 있는 이건희 기증품의 특성을 살리고자 제안됐다. 문화적 융·복합, 시대·분야 교차에 기초한 창의성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시기를 고려해 통합적 관리·조사·연구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증품의 융·복합적 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융·복합적 박물관·미술관의 새로운 체계(패러다임)를 제시해나갈 것이란 계획도 밝혔다.

▲김환기, 여인들과 항아리, 1950년대, 281x568cm (사진=MMCA제공)
▲김환기, 여인들과 항아리, 1950년대, 281x568cm (사진=MMCA제공)

이건희 미술품 활용방안 세 번째 원칙은 기증품 조사와 연구, 보존처리, 전시·교류 등의 사업을 추진해 분야별 전문인력과 다양한 기관과의 연계 협력을 통해 문화적 상승효과를 높인다는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의 전문인력을 활용하며, 기증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고문서와 서적 등 전적류에 대한 조사와 연구는 국립중앙도서관과 협력하고 리움미술관 등 국내외 박물관·미술관과도 협력해 다양한 교류‧전시 사업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마지막으로는 국외 유수 박물관에 비해 현저히 낮은 국내 박물관·미술관의 외국 관람객 방문 선호도와 인지도를 고려해 문화예술 생태계 및 관광과 연관된 산업적 가치를 창출하고 대한민국 문화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는 원칙을 발표했다.

26.이중섭, 은지화, 1950년대, 10.1x15cm
▲이중섭, 은지화, 1950년대, 10.1x15cm (사진=MMCA제공)

내년 하반기부터 전시 전국 순회 예정, 국외 전시에도 적극적으로

이건희 기증품의 단계적 활용 방안은 기본 원칙을 바탕으로 연구, 전시, 미술관 건립으로 구체화 됐다. 문체부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의 전문인력을 투입해 기증품에 대한 체계적인 등록과 조사, 연구 작업 데이터베이스(DB) 구축부터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재 기증품의 재질별 분류, 고유등록번호 부여, 사진 촬영 등 기증품 등록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23년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등록이 완료된 기증품의 분야별 기초조사와 학술연구 등을 통해 그 가치와 의미를 규명하고, 등록과 조사·연구가 완료된 기증품은 순차적으로 이(e)-뮤지엄(국 박물관·미술관 소장품의 이미지와 정보를 통합 검색할 수 있는 인터넷 플랫폼), 누리집을 통해 공개 예정이다.

국민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건희 기증품은 오는 21일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국가기증 이건희 기증품 특별 공개전’으로 국민에게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층 서화실에서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 -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을,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관 1층에서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 한국미술 명작》을 통해 주요 작품을 공개한다.

▲서진달, 누드, 1938, 80.4x53.4cm, 대구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웰컴 홈" 전시 작품 (사진=서울문화투데이)

기증 1주년이 되는 내년 4월에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함께 하나의 공간에서, 기증 1주년 기념 특별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때에는 리움 미술관과 지방박물관·미술관의 소장품도 함께 전시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내년 하반기부터는 연 3회 이상 지역별 대표 박물관·미술관 순회 전시를 순차적으로 추진한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중심으로 전국 13개 국립지방박물관, 권역별 공립박물관·미술관 및 이번에 별도로 기증받은 지방박물관과도 협력해 지역에서도 이건희 기증품을 충분히 관람할 수 있도록 한다.

국외에도 우리 문화재 및 미술품 우수성을 알릴 예정이다. 문체부는 미국 엘에이카운티미술관(LACMA),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 영국박물관 등 국외 주요 박물관·미술관과의 전시 교류에도 적극적으로 임할 의지를 비췄다.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관’ 건립지…기증품 활용 효과 고민해야 해

문체부와 위원회는 기증관 건립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기증품 활용 효과를 높이기 위해효율적인 협력체계가 구축될 수 있는 지역이 선정돼야 한다고 짚었다. 논의를 통해 위원회는 국립중앙박물관 용산 부지와 국립현대미술관 인근 송현동 부지가 최적이라는 의견을 문체부에 제안했다.

위원회는 서울 용산과 송현동 부지 모두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성과 기반시설을 갖춘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인근에 있어, 연관 분야와의 활발한 교류와 협력, 상승효과를 기대할만한 충분한 입지여건을 갖추었다고 판단했다. 앞으로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관’ 건립 후보지인 송현동 부지 (사진=서울문화투데이)

문체부는 새로 건립되는 기증관과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과의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해 국립 박물관‧미술관 운영의 새로운 장(場)을 열겠다는 지향을 비췄다. 문체부는 이후 관계기관과의 협의, 위원회의 추가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부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덧붙여, 문체부는 지역문화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이번 기증관 건립과는 별도로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더욱더 강화하고, 권역별 분포와 수요를 고려한 국립문화시설 확충 및 지역별 특화된 문화시설에 대한 지원 방안도 검토한다고 밝혔다.

황희 문체부 장관은 “다시 한번 기증을 결정한 유족 측에 감사드린다”라며 “이번 대규모 기증을 계기로, 새로운 기증관이 건립되면 우리의 문화적 지평을 넓히고, 대한민국의 문화강국 브랜드를 강화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장과 관계 전문가들과 소통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