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 "그는 외로웠지만 행복한 사람이었다"
송해, "그는 외로웠지만 행복한 사람이었다"
  • 정혜림 기자
  • 승인 2009.12.28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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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중구 흥인동서 장소팔 선생 기념 동상 제막식 열려…

"춘자야. 요즘 네가 연구하고 있다니까 묻겠는데, 비가 몇 도냐?"
"끓는 물은 백도인데 비는 몇 도인지 모르겠어요. 비가 몇 도예요?"
"비가 몇 도냐 하면 너무나 유명하기 때문에 유행가에 들어있어. 비가 오~도다."

중구 흥인동에 가면 따발총 만담으로 국민 배꼽을 잡게 한 장소팔(본명 장세건, 1923-2002) 선생을 만날 수 있다.

▲ 정동일 구청장, 장소팔 선생의 차남 장광혁 씨가 참석한 가운데 국민 만담가 장소팔 선생 기념 동상 제막식이 열렸다.

▲ 고(故) 장소팔 선생 기념 동상은 시민의 애환을 달래셨던 선생의 생전 모습처럼 시민과 함께 할 계획이다. 청동 전신상(全身像)은 조각가 어순영 씨가 제작, 높이 1.5m, 폭 1.2m의 아담한 크기다.

서울 중구(구청장 정동일)가 만담으로 국민에게 웃음과 희망을 주었던 고(故) 장소팔 선생 기념 동상을 건립한 것. 중구토박이회와 장소팔기념사업회에서 건립한 장소팔 선생 기념 동상은 기존의 동상과 달리 선생의 해악과 위트처럼 친근감 있는 자세로 꾸며졌으며 시민이 편히 쉬어가도록 제작, 포토 존으로도 활용된다.

▲ 장소팔 선생의 차남 장광혁 씨
28일 흥인동 성동공고에서 열린 제막식에는 정동일 구청장, 장소팔 선생의 차남 장광혁 씨를 비롯하여 '전국노래자랑'의 영원한 사회자 송해, 소리꾼 장사익 등 선생과 고락(苦樂)을 함께한 이들이 참석했다.

정동일 구청장은 "장소팔 선생은 살아생전 황학동과 신당동 인근에 거주하시며 소시민의 애환을 담은 만담으로 시대의 청량제 역할을 해오셨다"며 "이제야 선생의 뜻을 기리는 기념 동상을 세우게 되어 너무나 죄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소팔 선생의 차남 장광혁 씨는 "오늘 눈만 온 게 아니라 아버지께서도 눈썰매를 타고 내려오셨다. 기뻐하시던 아버지의 얼굴을 전하게 되어 나 또한 기쁘다"고 말해 국민만담가의 지난날을 떠오르게 했다.

이어 "아버지는 개그를 넘어, 측은지심이 사라진 사회의 현실을 뛰어넘는 유머와 위트로 세대간 언어의 단절의 통섭하시고 세상의 애환을 달래셨다"며 "기념 동상은 단순히 하나의 상징물이 아니라 부활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편, 사회자 송해 선생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고(故) 장소팔 선생과의 인연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 고(故) 장소팔 선생과 고락을 함께한 송해.

"장소팔 선생과는 형제 같이 지냈다. 희극 안에 만담과 코미디가 있듯이 나와 그는 한배에서 나온 형제 같았다. '대포'를 즐기고 여행을 함께하고, 말 그대로 고락을 함께했다. 선생이 살아있을 당시 우리 사회는 집중력이 강하던 시기였고 그의 만담은 마음을 달래기도 하고 풍류와 해악을 담아 웃게도 했다. 한편으로는 외로운 사람이었지만,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차가운 날씨지만 그래서 더욱 따뜻한 마음으로 그의 뜻을 기리게 되어 기쁘다"며 "앞으로 만담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 당부하기도 했다. 

▲ 가슴을 울리는 소리로 고(故) 장소팔 선생을 향한 그리움을 느끼게한 소리꾼 장사익

▲ 국민 만담가인 아버지를 닮아 관중을 웃음으로 물들게한 장광팔(예명,장광혁) 씨와 안춘자 콤비.

▲ 정동일 중구청장.
정동일 구청장 또한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늦게나마 선생의 뜻을 기리게 되어 감회가 깊다. 어렵고 힘든 시기인 만큼 그의 만담처럼 사랑과 희망을 품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장소팔 선생 기념 동상은 중구만의 명소가 아닌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자리 잡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를 시작으로 국가적 영웅들을 뜻을 기리고 모시는데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국민 만담가 장소팔 선생 기념 동상 제막식'은 성악가 김신환 선생의 '선구자' 공연에 이어, 가슴을 울리는 소리꾼 장사익의 공연, 장광팔ㆍ안춘자의 만담으로, 어려운 시절 온 국민들의 시름을 덜어주었던 만담꾼 장소팔 선생의 동상제막식의 끝을 맺었다.

서울문화투데이 정혜림 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