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자 개인전, 《빛과 소리의 찬가, 추사향 콜라보》展
이진자 개인전, 《빛과 소리의 찬가, 추사향 콜라보》展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1.2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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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군 더뮤지엄아트진, 2.2~2.28까지
소리를 유형의 조각으로 풀어내는 작품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시대 흐름에 편승하지 않고, 자신만의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해 온 이진자 조각가 개인전이 열린다. 예산군에 있는 더 뮤지엄아트진에서 오는 2월 2일 개막해 28일까지 개최되는 특별기획전 《이진자: 빛과 소리의 찬가, 추사향 콜라보》다.

▲유수 (流水), (사진=더뮤지엄아트진 제공)
▲유수 (流水), 이진자 (사진=더뮤지엄아트진 제공)

이진자 작가는 현대 조각이 추구하는 새로운 양식에 반대하며 조형예술 본질에 대한 질문을 작품을 통해 풀어내고 있다. 이번 전시의 평론을 맡은 김구영 세한대학교 예술학부 외래교수는 “현대 조각은 획기적인 재료들을 대량으로 선택하고 조합하며, 그것을 활용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의 확립에 집착하는 경향이 이어지고 있다. 그로인해 나타나는 설치의 체계화와 공간의 새로운 해석은 분명,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조각이 추구하는 새로운 양식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이러한 현대 조각의 경향은 차별성 결여, 단순 대형화, 공장화로 인해 조형 예술 본질과 시각적 이해를 불투명하게 만들었다고 본다.

이런 가운데 이 작가의 조각은 자신이 오랫동안 연구해 온 그녀만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 이 작가는 무형의 물질인 소리를 유형의 물질로 바꾸려는 지속적인 시도에 오랜 시간을 투자해왔다. 프랑스 출신 비평가 제라르 수리게라는 그녀의 독창적인 표현법에 대해 “이진자는 현대 미술의 추상적 관념 호소에 굴하지 않았고, 자신만의 관계를 세계에 말하기 위한 서술의 길을 취하지 않았다”라고 해석한다.

▲빛의 외침, 이진자
▲빛의 외침, 이진자  (사진=더뮤지엄아트진 제공)

이번 전시의 대표 작품인 <빛의 외침>은 이 작가가 추구하는 조형예술의 본질을 직접적으로 대변하는 작품이다. 단순한 재료를 최소한으로 사용하면서 장식적 화려함을 추구한다. 또, 인체의 각 부분을 간격한 선으로 경계 지으면서, 시각과 빛의 변화에 따라 작동하는 다채로운 색의 연출은 조형예술에서만 나타나는 시각적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소리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조각작품으로 풀어내는 그녀의 조형언어는 언제나 신선한 해석과 감각의 경험을 선사한다.

이 작가는 자신의 작품 관에 심도 있게 접근하는 방식으로 협업작업을 택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타악기 연주자 ‘정건영 교수’의 작곡과 함께 소리와 빛이라는 두 무형 물질의 조화와 조형적 결과를 탐구해본다. 또한. 추사 김정희의 고향이기도 한 예산에서 현재 ㈔내포문화조각가협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이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추사체’가 지닌 해학과 난해한 조형성도 탐구해본다. 박학규 각자장과의 협업으로 감각적이고 단순화시킨 서각에 장식적 재료를 연결해 작품으로 풀어본 것이다.

《이진자: 빛과 소리의 찬가 , 추사향 콜라보》는 이 작가가 추구해 온 독창적인 자신의 작품세계와 새로운 시도의 면면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