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①] 《2022 창원조각비엔날레 ‘채널: 입자가 파동이 되는 순간’》 개막, 서로 다른 두 존재의 만남 담아
[현장스케치①] 《2022 창원조각비엔날레 ‘채널: 입자가 파동이 되는 순간’》 개막, 서로 다른 두 존재의 만남 담아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10.1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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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아트홀 중심 창원특례시 일원서, 11.20까지
본 전시 포함 총 4개 전시…26여 개국, 90여 명(팀) 참여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국내 유일의 조각비엔날레 《창원조각비엔날레》가 개막했다. 올해 6회째를 맞이하게 된 《2022 창원조각비엔날레》는 지난 7일 개막해, 오는 11월 20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비엔날레는 여행하듯 작품과 전시를 즐겨보는 기획이다. 성산아트홀을 중심으로 진해 중원로터리와 흑백다방, 창동예술촌 아트센터와 3·15 해양누리공원 등 창원특례시 전 지역에 걸쳐서 행사가 열린다.

▲이용백, 한국, NFT 미술관, 2022 ⓒ서울문화투데이

《채널: 입자가 파동이 되는 순간 (Channel: Wave-Particle Duality)》라는 전시 주제하에 비엔날레는 본전시 1,2와 특별전 1,2로 구성됐다. 더불어 국내외 학술행사도 준비됐다. 본전시에는 26개국에서 90명(팀)의 초대 작가가 참여했고, 조각‧설치‧미디어 작품을 포함한 130여점 이상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번 《2022 창원조각비엔날레》는 ‘조각 장르의 확장’이라는 기획 하에 매스 중심의 개별적 입체 조형에서 융복합 관점의 탈장르적 입체조형으로 확장에 방점을 찍었다. 성산아트홀과 창동예술촌 아트센터와 3·15 해양누리공원, 진해 흑백 다방에서 펼쳐지는 본전시1은 “나는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다”라는 제목으로 준비됐다.

본전시1은 ‘채널: 입자가 파동이 되는 순간’을 시각화하는 전시로, 전시로 입자, 매스, 볼륨이 아니라 파동, 즉 물질의 근원인 빛과 에너지, 그 밖의 융복합 소재들로 생명의 실체를 표현한다. 일원론적인 사유를 근간으로 인간과 인간, 인간과 비인간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음을 작품들 간의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연출한다.

▲벤하드 드라즈 작가가 작품 ‘Transitional Justice-Terminology (version 3)’ 설명을 하고 있다.
▲벤하드 드라즈 작가가 작품 ‘Transitional Justice-Terminology (version 3)’ 설명을 하고 있다. ⓒ서울문화투데이

주요 작품으로는 목진요 <Heavy Light on the Ceiling 2>, 이용백 <NFT 미술관>, 이완 <고유시>, 백정기 <메모리얼 안테나_아카이브> 등이 있다. 주목할 만한 해외 작가 작품으로는 유르겐 스탁 <DISPUT>, 마르코 바로티 <CLAM>, 벤하드 드라즈 <Transitional Justice-Terminology (version 3)> 등이 있다.

‘나, 너, 우리 그리고 문화와 생명’에 대해 새로운 장을 열며, 인간과 자연의 경계, 일상의 영역과 예술의 영역을 구분 지을 수 있는가에 대해 질문하고 있는 이번 비엔날레는 전혀 이어질 것 같지 않은 서로 다른 두 존재의 연결성을 담고 있는 작품을 많이 선보인다. 또한, 인간의 시각에서는 볼 수 없는 입자, 물질의 영역을 다루고 있는 작품도 찾아볼 수 있다. 목진요 <Heavy Light on the Ceiling 2>는 빛이 무게가 있다는 가정 하에 만들어지는 조명 제작 프로젝트다. 빛의 무게는 미시세계의 존재이거나 사건을 말하는 흥미로운 것이겠지만 작가는 이를 과학적, 논리적, 철학적으로 증명하려하지 않는다. 작가는 빛의 무게를 상상하고 이상한 가설이 이루어가는 작고도 가까운 일상적인 환경부터 구현하며 ‘빛의 무게’를 말한다.

▲노진아, 히페리온의 속도, 인공지능 기반의 로보틱스 조각, 혼합매체, 140X140X180cm의 조각, 가변크기 영상 설치 ⓒ서울문화투데이

일상적으로 마주할 수 없는 존재와의 만남도 제안한다. 노진아 <히페리온의 속도>는 인공지능 기반의 이계 두상으로 관람객은 이 기계 두상과 이야기할 수 있다. 노진아는 2009년 미시세계(미생물)와 거시세계(우주)의 유사성에 질문한 바 있다. ‘히페리온’은 그리스어로 ‘위에서 보는 자’라는 뜻을 갖고 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관객이 미시세계와 닮은 또 다른 우주를 경험하는 자리를 만든다.

해외작가가 참여한 만큼 서로 다른 문화권의 국가들이 동등하게 마주하는 만남도 찾아볼 수 있다. 벤하드 드라즈 <Transitional Justice-Terminology (version 3)>는 한국과 독일,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체제에서 서로 다르게 해석되는 ‘횡포‧자유‧권리‧통제’라는 키워드를 통해 분단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양국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생각할 수 있게 한다.

▲진해 흑백다방 전시 작품, 김주오, 거침없이 외쳐라, 2021, 질구이 재벌, LED 램프, 80X28X18cm
▲진해 흑백다방 전시 작품, 김주오, 거침없이 외쳐라, 2021, 질구이 재벌, LED 램프, 80X28X18cm ⓒ서울문화투데이

이외에 창원시 전역과 온라인 공간에서 “본전시2:공간을 가로질러-공명”, “특별전1:예술과 문화의 시작-오픈스튜디오”, “특별전2: 국경 없는 예술 사랑방”이 비엔날레 기간 동안 펼쳐진다. ‘입자’와 ‘파동’이라는 소재로 시작한 《2022 창원조각비엔날레》는 난해한 지점들이 존재하는 동시에, 일상 속에서는 절대 생각할 수 없던 시야의 확장과 장르의 확장을 제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