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부산시립공연장 초대 예술감독 임명…문화예술계 ‘비판’ 목소리
정명훈, 부산시립공연장 초대 예술감독 임명…문화예술계 ‘비판’ 목소리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3.07.1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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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부산오페라하우스와 부산국제아트센터 총괄
7월 1일 임기 시작, 25일 시청에서 위촉식 가져
“서울시향 사태 자정 없는 인사” 비판 목소리도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지휘자 정명훈이 부산시립 공연장의 첫 예술감독으로 위촉됐다. 임기는 이달 1일부터이며, 2025년 상반기에 문을 열 예정인 부산국제아트센터와 2026년 개관할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공연을 비롯한 시즌 공연 프로그램과 음악제를 총괄한다. 뿐만 아니라 부산시립 공연장의 공연 기획 및 유치를 총괄하고, 공연 인력을 육성하는 일 등을 하게 된다. 임기는 3년이나, 2년 단위로 재계약할 수 있다.

▲정명훈 예술감독 ⓒ빈체로
▲정명훈 예술감독 ⓒ빈체로

정명훈은 부산 출생으로 세계 무대에서 활동 중이다. 지난 3월엔 세계 3대 오페라극장 중 하나인 이탈리아 라스칼라 극장의 라스칼라 필하모닉으로부터 첫 명예 지휘자로 위촉됐다. 국내에선 KBS교향악단 계관지휘자를 맡긴 했지만, 2015년 서울시향 예술감독에서 물러난 뒤 국공립 단체의 수장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명훈은 지난 2015년 12월 30일 마지막 연주를 끝으로 서울시향을 떠난 후, 2년 만에 국내 클래식 무대에 복귀하고 계관 지휘자로 위촉된 데 이어 국공립 단체의 수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언론에서도 ‘거장’의 화려한 이력과 국제적 영향력을 강조하며 그의 복귀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를 두고 문화예술계에서는 “자정작용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장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인사”라는 비판의 의견이 나온다.

한 문화예술계 종사자는 “남성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억울한 누명을 쓴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는 6년간이나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느라 인생이 파탄났다. 반면, 누명을 씌운 장본인들은 대부분 복귀했으며 심지어 문화예술계 거장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라며 “위계에 의한 성폭력처럼, 위계에 의한 억울한 누명을 씌운 가해자들은 아무리 이전 명성이 높다 한들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으며 국격을 추락시킬 뿐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명훈은 한국인 가운데 유일하게 세계 3대 교향악단인 베를린 필하모닉과 빈 필하모닉을 모두 객원 지휘했고, 세계적인 마에스트로 다니엘 바렌보임에 이어 1989~1994년 파리의 현대적 오페라 극장인 바스티유오페라극장 감독을 지냈다.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지휘자, 마에스트로 정명훈과의 만남을 고대하는 국내 팬들은 여전히 많다. 그러나 공(公)은 공이고 사(私)는 사다. 정명훈은 자신에게 제기된 문제나 의혹 등에 대해 아직 시인하거나 사과하지 않았다. 9년 전 그들이 도모했던 대로, 박현정 전 대표는 정상적인 일상을 상실한 채, 여전히 서울시향 궤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정명훈은 지난 3일 부산시민공원 하야리아 잔디광장에서 개최한 ‘미리 만나는 부산국제아트센터, 클래식 파크 콘서트’에서 KBS교향악단을 지휘했다. 이어, 이달 25일 오전 11시 부산시청 26층 회의실에서 개최되는 위촉식을 통해 부산시립공연장 운영 방향과 계획 등을 발표하는 기자회견도 연이어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