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용의 문화 읽기
최진용의 문화 읽기
  • 최진용(한국문화예술경영연구소 소장)
  • 승인 2010.07.07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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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엑스포의 꽃, 대한민국관

 7월초 2010 상하이 엑스포(The World Exposition Shanghai China 2010)를 일주일간 다녀왔다. 기본이 섭씨 35도가 넘는 찜통더위에 3~4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이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일주일간 열심히 엑스포장을 누비고 다녔다.

 다행히 중국관, 일본관등 몇 개관은 VIP 코스로 입장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아름다운 도시, 행복한 생활(Better City, Better Life, 城市, 生活更美好)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상하이 엑스포는 전시 이벤트와 포럼 등 3가지 핵심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정신은 세계각국의 미래 도시의 전망을 논의하고 인류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문명간의 이해를 증진하고 인류의 미래를 전망하는 자리이자 문명간의 소통, 단합, 협력을 모색하고 탐구하는 교류의 장이었다.

 이번 상하이 엑스포는  도시와 인간의 행복한 생활 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도시를 상징하는 아름다운 건축물의 경연장이자 건축물은 엑스포의 큰 볼거리이기도 하였다. 

 192개의 참가국과 50여개의 국제기구가 참가한 이번 엑스로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참가국들(참가도시들)은 저마다 자기의 문화적 · 역사적 · 지리적 특성과 미래의 도시 발전상, 친환경 미래도시를 독특한 전시장 구성과 첨단 영상기법 등을 통해 보다 감동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불꽃 튀기는 경쟁을 벌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중국관, 한국관, 영국관, 프랑스관, 스위스관, 사우디아라비아관, 엑스포 문화센터, 주제관인 도시생명관 등 건축물은 현대 건축의 아름다움과 도시의 미래상을 잘 드러낸 뛰어난 예술품이었다.

 그 중에서 영국의 국가관은 크기는 작지만 이번 엑스포의 컨셉을 가장 잘 드러낸 전시장이자 전시공간으로 건물자체가 하나의 뛰어난 공예품이었다.

외부에 설치된 6만개에 달하는 아크릴관은 외관의 아름다움과 볼거리 뿐 아니라 낮에는 첨단 광학섬유마냥 자연채광으로 내부조명을 제공하며 밤에는 촉각에 내재된 광원으로 건물전체를 밝혀 줌으로써 그 독특한 조명효과는 눈부신 미래의 도시를 예술적인 분위기로 연출하고 있다.

 포동 A구역에 위치한 중국관은 개최국답게, G2로 부상하는 대굴국기를 보여주듯이 규모에 있어서 압도적으로 크고 위압적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연면적 160,000㎡, 높이 69m의 웅장한 중국관은 동방의 으뜸, 융성한 중화, 천하의 곡창, 부유한 백성(東方之冠, 鼎盛中華, 天下粮倉 富庶百性)이라는 중국 문화의 정신과 지혜가 담겨져 있으며 외양은 고대 중국의 왕관을 형상화 하고 있다. 전체가 붉은 색 건축물인 중국관은 상하이 엑스포 응모작 344건 가운데 왕관, 한자. 용을 주제로 한 3작품을 뽑은 다음, 이들의 장점을 결합한 작품이다. 지붕에는 중국 56개 민족을 나타내는 56개의 대들보를 엇갈아 쌓아 올렸다.

 건너편 엑스포 문화센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중국관의 위용은 보는 사람들을 감탄하게 만들고 있었지만 크기에 대한 놀라움일 뿐 감동은 전혀 없었다.

 대한민국관은 중국관, 일본관, 북한관, 사우디아라비아관이 있는 포동A구역에 위치해 있다.
 대한민국관은 중국관, 일본관, 독일관 사우디아라비아관 등과 함께 많은 관람객과 뛰어난 전시물 등으로 좋은 평가와 함께 관객의 인기를 끌고 있다. 아침부터 관람이 끝나는 시간까지 3~4시간을 줄을 서야 겨우 입장 할 수 있다. 인터넷 검색순위, 입장객수, 전시물 구성, 줄 서기 길이, 호감도 등 여러 가지를 평가했을 때 한국관은 언제나 인기순위 5위 이내를 유지 하고 있다.

 대한민국관은 예술화된 한글자모와 다양한 색깔의 화소그림을 결합하여 외벽장식을 하였는데 현대적 감각의 시각적 효과와 공간구성의 조형성이 뛰어나 어느 나라 국가관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38,000개의 독특한 아트픽셀이 아름다움을 더한다.

 조화로운 도시, 다채로운 생활 (Friendly City, Colorful Life)이라는 주제의 대한민국관은 볼수록 아름답고 우아하다. 전통적이면서 대단히 현대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건물로 한국문화의 다양성과 융합적인 특징을 기호와 공간의 융합으로 잘 드러내고 있다. 전시종료 후 38,000개의 한글픽셀은 유니세프 등에 기증하여 기금 모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전시관 밑층은 개방형공간으로 한국인의 개방성, 포용성을 보여주는 문화공간이자 교류와 융합의 공간이다. 이곳에는 650석의 객석과 12㎡의 무대, 3400여명의 입장객이 대기 할 수 있는 공간이다.

 2층 테마관에는 4개의 전시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문화 · 자연 · 인성 · 기술(Culture, Nature, Humanity, Technology)을 통해 다양한 삶과 창의력과 활력 넘치는 도시, 희망이 넘치는 미래도시를 하이테크 기법으로 보여주고 있다.

 전시공간 구성은 미래의 매력적인 도시에서 한국문화를 체험하게 하고 한국 도시인들의 녹색생활을 느낄 수 있게 하였다. 한국의 유장한 맛과 은은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공간마저도 한국인의 역동성과 대한민국의 힘을 느낄 수 있어 대한민국관이 자랑스럽고 자긍심을 느낄 수 있었다.

 디자인도 세련되고 공간구성도 탁월하다. 대한민국관이 서울이나 아니면 어느도시에든 영구건물로 세워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889년 파리 박람회때 박람회가 끝나면 철거하기로 했던 에펠탑이 파리의 상징이 되었듯 대한민국관이 한글박물관이나 미술전시공간, 공예관으로 되살아났으면 좋겠다.

 기업들이 세계시장에 가장 고급제품의 수출상품을 자기 도시의 생산품으로 자연스럽게 연계 · 홍보하고 있어 좋은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북한관에 대해 한마디 하자면 실망감 그 자체였다. “Paradise for People"이라는 주제가 실로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시장에는 대형 평양시가지 등 5개의 사진과 주체탑, 고구려 고분모형, 김일성 찬양 책자와 북한의 그림(동양화) 판매대, 빈약한 수공예품등이 전시되어 있어 70년대 전시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국가관만도 못한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