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년의 문화 DNA’ 한국적 회화로 작품화
‘5천년의 문화 DNA’ 한국적 회화로 작품화
  • 홍경찬 기자
  • 승인 2010.07.21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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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자 한글화가 금요비, 자연의 원리 담은 한글 작품,색면 구성 방법 통해 한글 시각화

故 전혁림 화성 5일장 동안 취재는 뒤로 하고 밤을 지샜다. 유가족 마냥 문상객 맞이에서 조문록정리, 전혁림 화성 영정차 운행,장지의 하관식 관 운구 등, 슬퍼할 겨를도 없이 그 시간이 화살보다 빠르게 지나갔다. 전혁림미술관의 취재로 어느덧 김충남 경남본부장과 필자는 미술관 가족이 돼버렸다. 거성 전혁림 화백과 대를 이어 화업에 정진하는 전영근 화백의 만남이 하루 하루가 놀라움과 배움의 연속이기에 낮과 밤 시간도 잊은체 자료 정리에 몰두 했다. 그 장례기간 동안 통영의 지인을 통해 한글 회화에 있어 독보적인 금요비 작가를 만났다. 전혁림 화백의 장례식이 ‘통영예술인 장’으로 엄수됐기에 수많은 문화예술인들도 다녀갔지만 유독 눈에 띄는 화가 금요비가 있었다. 문자나 기호를 가지고 전시한 작가들은 있지만 순수하게 한글을 소재로 처음 전시한 한글화가 금요비이다. 19살때 첫 시집을 낸 이래 7권의 시집을 낸 시인이자 한글화가 그를 만났다.-편집자 주-

 소설가 강석영은 한글화가 금요비와의 만남에서 이렇게 표현했다. 삶은 반복이므로 희노애락에 흔들림 없이 끝없이 그림을 그린다. 잠시 붓을 놓고 동면하듯 휴식을 취하기도 하지만 "공백이 크면 슬픔처럼 차오르는 것이 있어“ 다시 캔버스 앞에 선다. 피카소는 90세까지 5만 여점의 그림을 그렸다. 프로작가라면 노동하듯이 그려야한다고 생각하므로 2달간 2, 3백점을 그리기도 한다. 흔히 오래 그려야 좋다고 믿지만 “그림은 치즈 같은 발효식품이 아니다.“ 순간순간 혼신을 다해 그리면 된다. 그때그때 비워야 다시 차오른다. 달처럼, 그릇처럼.  

▲ 최근 한글 자화상 시리즈를 발표하고 있다. oil on canvas160㎝×130㎝ 2010 작

전혁림 화백님과 어떤 인연으로 5일 동안 이곳에 머물렀는지요.

-소설가 강석경 선생님이 통영에 내려가신다는 소식을 듣고 통영에 내려와 작업하는 동안 통영시청 작업도 하게 됐다. 그 기간에 전혁림 선생님을 만나 뵙고 깜짝 놀랐다. 선생님은 통영에서 만난 큰 산이었으며 큰 어른이었고 스승이셨다. 지방 지역으로 인해 대중에게 작품세계를 널리 알리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선생님은 아랑곳 하지 않고 통영에서 ‘통영적,한국적,세계적‘이라는 회화코드를 확장했다. 이젠 산이 아니라 산맥이 됐다. 첫 눈에 반한 선생님께 묘한 이끌림을 어떻게 설명할 수 없지만 가슴 아픈 건 처음 뵙는 공간에서 저에게 암시하는 것이 있었다. 그래서 선생님과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 마음을 오랫동안 지키고자 영면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내려와 장례식이 끝날 때까지 함께 했다.

▲ 한글화가 금요비는 故 전혁림 화성 5일장 장례기간 동안 전 화성과의 인연 하관식이 이뤄질때까지 헌신했다.
 금요비 작가로서 한글화가의 길을 선택한 이유는?

-희망이라기보다 내 자신과 약속을 지키고 싶다. 전혁림 선생님처럼 마지막까지 작가로서 최선을 다하고 싶고, 내가 하는 작업이 나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면 그 감동이 다른 사람을 전염시킬 수 있을 거라는 약속이다. 행복한 작업과 작품을 하고 싶다.

 한글 모티브한  작업 소재로 사용한 계기는?

-해외에서 만난 외국작가가 '한국적'작품을 소개해 달라는 것이었다. 먼저 한국의 풍경 또는 전통적인 소재의 작품을 소개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한국인의 정신을 보여달라는 것임을 늦게 자각했다. 말의 뜻조차 이해 못한 제가 그런 작품을 찾는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결국 저의 부족함에 시작한 작품 활동이 한국적인 것에 도전으로 이어오는데 이십년이 됐다.

▲ 금요비 작가. 한글의 공간적 배치,의미관계의 배치,과학적 방법으로써의 배치를 통해 색면 구성방법을 시각화 작품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한글하면 모두 붓글씨의 서체로 알고 있지만 서체하고 회화는 다르다.

-원로 화가 중에 문자 추상하신 분들이 있지만 순수 한글을 작업하신 분이 아니어서 결국 제가 한글회화의 원조가 됐다. 지금도 지속적으로 한글회화에 대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한글 자화상 시리즈를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특별히 한글과 인물을 중심으로 작업하는 이유가 있는지?

-한글의 단조로움을 벗어나기 위해 2007년부터 한글 외 문화 적인 소재와 함께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한글과 도자기,한글과 한글, 한글과 인물 등등 구상과 추상이라는 경계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다. 내년에도 꾸준히 이어서 하겠다.

 마지막으로 ‘한글 작품’을 작가로서 설명을 부탁한다.

-한글은 하늘,땅,사람을 이야기 한다.  자연의 원리를 담고 있어 한글을 그리다 보면 풍경과 인물보다 더 어렵다. 특히 한국 사람에게는 5천년의 문화DNA가 몸안에 흐르고 있다. 저도 있고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있다. 제 작품은 대한민국이라는 5천년의 문화 DNA를 한국적 회화로 옮겨 놓은것에 불과하다. 끊임없는 탐구와 노력으로 모두가 공감하는 ‘대한민국 문화 DNA‘를 통해 예술혼을 한글 작품에 남기도록 하겠다.

▲ 금요비 화가의 작품, 한글을 작품속에 시각화하여 지난 ‘2009인물대상 미술대상’에 뽑히기도 했다.

 

금요비 프로필(여수 출생,45)

1995년 한글전, 전라도 그리고 황토/여수
2002년 한글전,관훈 갤러리/서울
2005년 한글전,석판화전/성남
2007년 한글전 RO 갤러리/서울
2007년 한글전 학고재/서울
2007년 한글전 대전예술의 전당/대전
2007년 한글전 선화기독교미술관/대전
2008년 한글전 니브박 갤러리/성남
2008년 한글전 디사모빌리/서울
2008년 그릇전 한미리/서울
2008년 그릇전 라마다프라자 호텔/제주
2008년 그릇전 송화 갤러리/서울
2009년 경기현대 베이징전/베이징
2009년 태국 국제전/태국
2009년 대한민국 전람회/경희궁분관

그룹전 다수(중국.일본.파리.태국.한국 등)

2008년 파리아트컬렉션 심사위원
2009년 태국 국제 공모전 심사위원
시집 반죽 외 7권
화집 2005,2006

2008 '올해의 작가상' 수상
2009년 뉴스매거진 '올해의 인물 미술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