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놀이터 통영', '요놈 양반아, 통영오광대가 납신다.'
'문화놀이터 통영', '요놈 양반아, 통영오광대가 납신다.'
  • 홍경찬 기자
  • 승인 2010.07.2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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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연극예술축제,중요무형문화재 제6호 통영오광대 공연 선보여

[서울문화투데이 경남본부=홍경찬 기자]'느그 죄를 논지컨대 능지처참 할 것이지마는 인간의 도리로 차마 죽이지 못하고 특히 용서할 터이니 이 길로 돌아가서 평민을 사랑하고 농민들을 도우렸다.'

▲ 중요무형문화재 제6호 통영오광대가 강구안 문화마당서 지난 25일 통영연극예술축제 야외무대의 일환으로 선보였다.[문화놀이터 통영]
 이는 통영오광대 2과장(풍자탈)중 대사의 일부분이다. 중요무형문화재 제6호인 통영오광대는 계급 차별이 극심했던 조선조 후기, 양반 횡포에 대한 울분을 해학과 풍자로 승화시켰다.

 통영오광대는 양반층에 대한 풍자성이 특히 뛰어난 가면극으로 문둥탈,풍자탈,영노탈,농창탕,포수탈의 5마당.

 제3회 통영연극예술축제 통영전통 사랑의 나눔 야외공연의 일환으로 선보인 통영오광대은 풍자탈 2과장과 영노탕 3과장 포수탈 5과장을 무대에 올렸다.

▲ 풍자와 해학은 관객들에게 시원한 '문화 에어콘' 역할을 한다. [문화놀이터 통영]
 풍자탈(2과장)은  말뚝이의 등장. 양반의 근본을 낱낱이 폭로한다. 말뚝이는 양반들에게 근본이 형편없는 가짜 양반이라고 비판하고 자기야말로 대대손손 명문거족이라 말하여 한바탕 놀이를 벌였다.

 영노창(3과장)은 비비양반과 영노 뱀의 만남. 양반의 비굴성과 교활성을 나타낸 것이다.

  양반들이 특권을 누리고 뽐내고 평민을 괴롭히며, 조선조 후기 신분사회 붕괴를 묘사한 것이 일품이다. 영노인 이무기가 양반 혼을 내는 과장.

  영노가 양반의 횡포를 응징하는 장면을 그렸다. 양반 99명을 잡아 먹고 한명만 더 먹으면 승천한다는 영노앞에 비비양반은 질겁을 한다.

 마지막 포수탈(5과장)은 담보는 사자에게 잡아 먹히고 사자는 포수의 손에 죽는다. 양반사회의 파벌과 계급싸움이 더욱 심해 세력다툼이 쉴새없고 백성을 괴롭힘을 묘사했다.

▲ 통영오광대 공연 후 관람객이 무대 위로 올라 함께 춤판을 벌였다.[문화놀이터 통영]
 양반보다 강한 놈이 있어 "양육강식"의 엄연한 사실앞에 너희들 양반의 운명도 풍전등화로 저같이 보잘것 없다고 풍자한다.

 김홍종 통영오광대 보존회장은 이번 공연을 통해 "우리의 것을 시민과 함께 지켜나가야 될 것이라는 신념과 후대에 고스란히 물러주어야겠다. 봉사하는 자세로 공연에 임하겠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통영오광대는 중요무형문화재 제6호로 1900년경 통영 명정동 거주 이화선씨가 명정골에서 동료들과 이 놀이를 시작했다.

 그 후 어려운 환경에서 후계자들이 '유지계'를 만들어 가면,의상,도구를 보존하고 복원하여 정기적으로 공연했다. 1964년 12월 24일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 국가의 보호를 받아 국고보조로써 전수계승사업에 착수 했다.

 이번 공연 후 전국관객과 휴가철을 맞은 관광객이 무대위로 올라 한판 춤판을 벌이는 것으로 통영오광대는 막을 내렸다.

 파주에서 온 한 권일란(24)가족은 "휴가철이라 통영을 택했는데 산과 섬 바다 뿐만 아니라 좋은 공연을 보니 역시 통영이다"라고 말했다.

▲ 김홍종 통영오광대 보존회장이 박수를 치며 흥을 돋구고 있다. [문화놀이터 통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