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가깝고 자주봐 소중함을 몰랐던 '토영이야길' 열려
너무 가깝고 자주봐 소중함을 몰랐던 '토영이야길' 열려
  • 홍경찬 기자
  • 승인 2011.03.14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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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뚝이 안내로 그냥 걸으며 역사와 문화의 향기를 공유하는 뚜벅뚜벅 걷는 길

[서울문화투데이 경남본부=홍경찬 기자]'올레라는 말뜻은 화해와 용서 걷다보면 증오와 한탄이 모두 사라지니 온몸의 기도요 두발로 추구하는 선. 내가 바뀌지 않는 사회혁명이 무슨 소용 있겠는가? 나로부터의 혁명을 꿈꾸는 이라면 올레길 걷기부터 시작할 일이다.'

▲ 말뚝이가 설명하는 토영이야길 제막식도 거행됐다.
 지난 3월 12일 토영이야길 1코스 길이 풍물패의 신명나는 풍물소리에 통영오광대 말뚝이의 힘찬 춤사위가 그려진 안내문구로 마중나오며 300여명이 호흡하며 걸었다.

 김홍종 통영예총 회장은 "이번 길 열림은 통영의 외곽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계기이다. 통영예술길을 탐방하며 예향 통영을 되새기는 의미있는 자리다"고 말했다.

 송한열 가족은 3명의 아들,딸과 함께 참석해 "멀리 나가기는 힘들고 지역행사인 토영이야길에 함께 했다"며 동피랑 구불 구불 골목길을 가족이 웃으며 걸었다.

▲ 토영 사투리에 살아있는 '여시(여우),'폴이야(팔이야)','이야(언니)','세이(형)','동숭(동생)' 등 살아있는 사투리를 전해준 김동진 통영시장. 토영이야길 개통을 축하하고 있다.
 김영희(이군현 국회의원 부인)여사는 "제주 올레길 브랜드가 올랐는데 통영도 이에 못지 않다. 4개의 섬을 연결해 백리 섬 해안길 걷기도 추진하겠다"며 동피랑 골목길을 직접 오르며 기자에게 짧지 않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충호 전 계룡중학교 교장은 "지인의 소개로 참석했으며 운동화 하나에 의지해 기분좋게 참석했다"고 말했다.

 김일룡 통영시 향토역사관장은 "좋네요. 관광객도 중요하지만 통영 시민이 함께 즐기자"며 강조했다.

▲ 토영이야길 1코스 지도
 용남면 한 주민은 "시 홍보로 동피랑 언덕 이곳이 시민 휴식처로 사랑받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숨을 고르며 쓰레기를 줄이고 동피랑에 나무를 심는 것도 좋겠다고 전했다.

 남해 바래길에서 함께 온 류영환씨외 16명의 참가자는 "걷는 길을 조성하는 사람의 마음을 잘 아는 터라 남해바래길 사람들이 대거 참석하여 축하를 해 주고 싶은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남해는 바다를 끼고 있지만 이번 토영이야길 1코스는 통영시민의 삶속에 살아 숨쉬는 코스였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동진 통영시장은 "통영을 걸으며 시민과 호흡하고 접근성이 좋다. 역사공부에도 도움되고 참 좋다"며 토영이야길을 완주했다.

 강승훈 씨는 "너무 가까워 소홀했던 장소 너무 자주봐 소중함을 몰랐던 길을 자주 걷겠다"

▲ 세병관서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간창골로 이르는 골목으로 이동
 김영권 문화해설사는 "통영에 살아 숨쉬는 스토리텔링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오늘 모인 문화해설사들이 최선을 다해 통영 문화관광 발전에 초석이 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토영이야길(다음카페 cafe.daum.net/lyargil)송언수 간사는 "처음 토영이야길을 혼자 걸었지만 오늘은 혼자가 아닌 함께 걷는 이들이 있어 감개무량하다. 일회성이 되지 않도록 시민과 관광객과 행정이 함께 해 사람도 몰리고 예산도 몰리는 토영이야길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토영이야~길 1코스의 골목길에 펼쳐진 역사적인 흔적을 따라 걷는 길은 통영의 역사와 예술을 만나서 이해하는데 충분한 도보여행길이다. 익살과 풍자로 양반들의 허위의식을 고발하고 서민들의 아픔을 대변하는 ‘말뚝이’ 안내판을 따라 토영이야~길을 걸었다.

 문화마당을 지나 동쪽 벼랑이란 뜻인 동피랑 구불구불한 오르막 골목길을 지나면 통영항을 비롯한 통영전망이 한눈에 들어온다. 담장마다 그려진 벽화 그림이 손님맞이에 한창이다.

▲ 충렬사 앞에서 문화해설사의 설명이 또 이어진다.
 중앙시장과 데파트를 지나면 벅수가 인사를 하며 세병관과 만나 300년 통제영의 숙연한 역사와 조우한다. 세병관을 지나 간창골 우물에선 소설속에 들어선 듯 숨을 고르고 박경리 선생의 친필과 만난다.

 말뚝이가 안내하는 방향을 따라, 충렬사 앞에서 이순신 장군의 호국정신을 되새기며 백석 시인의 통영 2 시비와 만나 이루지 못한 애틋한 사랑에 담긴 통영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초정 거리에선 부유했던 일제시대 서양문물이 만나던 문학가들의 흔적을 찾을 수 있고 청마 유치환의 연서를 만나 '행복'을 외쳐봤다.

▲ 토영이야길 중에 만난 통영장(2일과 7일날 열린다)
 “토영 이야~길”은 지난해 5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하는 '2010년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 탐방로' 전국의 10곳 중 하나로 선정됐다. 통영 사람에겐 통영보다는 ‘토영’이 입에 익으며, ‘이야’는 언니나 누나를 일컫는 우리지역 말이다. 토영 이야~길은 친한 이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걷는 길을 말한다.

 (재)통영문화재단 · 통영예술사랑회는 2010년 7월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7개월에 걸쳐 통영 시내길인 1코스 ‘예술의 향기길’과 미륵산을 아우르는 2코스 ‘미륵도 길’을 내기 위하여 땀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안내판 설치, 스토링텔링, 소규모 걷기 활동, 정비 작업 등을 진행해 왔다.

 1코스 예술의 향기길은 아름답고 넉넉한 자연환경과 전통에 빛나는 문화유산을 두루 품은 곳이다. 구국의 영웅 이순신, 화가 김용주, 이중섭, 청마 유치환, 작곡가 윤이상, 시조시인 김상옥, 소설가 김용익, 박경리, 시인 김춘수의 흔적을 찾아 작품의 모태가 되었을 치열한 삶의 흔적과 예술혼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

▲ 초정거리서 만난 시조 시인 초정 김상옥이 살았던 곳.
 세계의 큰 문학은 고향에서 시작됐다. 예술인의 이름이 붙은 길을 걷는 것은 문화를 가까이 하는 지름길이라는 소설가 박경리의 말처럼 문화예술의 감동을 체험할 수 있는 길이다. 총 10km, 다 걸으려면 4시간 정도 걸린다.

 한편 토영이야길 제2코스 미륵도길은 오는 26일 열리며 미륵도길은 한국의 100대 명산인 미륵산을 포함해 전혁림미술관과 박경리 기념관등이 포함돼 있다.

▲ 백석 시인이 통영여인 천희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 담겨진 통영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