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4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정영신의 장터이야기]자식 생각에 가벼워지는 보따리 무게 [정영신의 장터이야기]자식 생각에 가벼워지는 보따리 무게 예전에는 여인네의 머리 위에 보자로 싼 보따리가 올려있었다. 물건 하나 사서 머리에 이고, 추운 날, 손을 주머니에 넣고도 아무렇지 않은 듯 장(場)을 봤다. 온종일 보따리를 인 채 장터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 박씨여인을 따라다녔다. 장터에서 만난 여인들을 보면 물건하나 사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가격을 흥정하고, 덤을 얻고도 모자라 입 안 가득 먹을 것을 집어넣을 때도 있다. 도시로 나간 자식이 온다며 온갖 것을 사서 보따리에 넣는가 하면, 공짜로 주는 뜨끈뜨끈한 정(情)을 보자기에 넣어 이고 가는 풍경은 내 어머니이기도 하다. 할 정영신의 장터이야기 | 정영신 기자 | 2020-08-18 16:57 [정영신의 장터이야기]지금도 장터는 테이프가 팔린다 [정영신의 장터이야기]지금도 장터는 테이프가 팔린다 테이프로 음악을 듣던 시절은 누구에게나 아련한 추억이 가슴한구석에 남아있다.지금은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핸드폰에 저장해 언제어디서건 듣고 싶은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그러나 장터에서는 지금도 테이프를 파는 사람이 있고, 사는 사람이 있다.종일 쭈그리고 앉아 콩밭을 메는데, 유행가 가락에 맞추어 호미질도 달라진다는 방씨 할머니,빨갛게 익어가는 고추를 따면서 여자의 일생을 부르다보니 순응하게 되더라는 이선녀씨,꼭 인생의 축소판 같아 따라 부르다가 눈물짓기도 하고, 웃기도 하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는 사람들이 테이프를 고르 정영신의 장터이야기 | 정영신 기자 | 2020-04-02 21:15 [정영신의 장터이야기] 설날 밤, 체의 구멍을 세다가 하늘로 돌아간 밤귀신(夜光鬼) [정영신의 장터이야기] 설날 밤, 체의 구멍을 세다가 하늘로 돌아간 밤귀신(夜光鬼) 몇 해 전에는 체장이들이 장터마당에서 주문을 받아가며 체를 만들어 팔았다.어렸을 적, 우리 윗집에 사는 깨순이 엄마가 장터에서 먼 사돈된다는 체장이를 만나체 구멍이 다른 것을 여러 개 만들어와 자랑을 했었다. 그 후 부터 동네아낙네들이들락거려 깨순이네 집 문턱이 반질반질 하다는 소문이 나돌았다.깨순이 엄마가 떡가루를 내리고, 매밀 묵 가루를 내려 음식장만을 하면깨순이는 낮은 우리 집 담장위로 음식이 담긴 대바구니를 넘겨주었다. 또한 깨순이와 나는 감나무아래에서 체 구멍을 세다가 구구단을 외웠고,체 구멍이 몇 개인지 끝끝내 알지 못한 정영신의 장터이야기 | 정영신 기자 | 2019-11-05 00:09 [정영신의 장터이야기] 단돈 천원의 의미 [정영신의 장터이야기] 단돈 천원의 의미 코스모폴리스’라는 영화를 보면서 난 역시 장돌뱅이라는 것을 느낀다. 이 영화에서 자본주의의 종말을 엿보게 된다. 영화대사에는“현실을 봐, 돈이 달라졌잖아, 돈은 돈을 위해 존재해, 다른 의미는 없어, 돈은 살아있는 놈 같아, 돈이 시간까지 만들잖아, 이젠 돈이 전부가 됐어, 영원 따윈 없어!“노벨문학상 후보 돈 드릴로의 원작소설을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이 만든 영화다.리무진이라는 시스템 속에 박제해놓은 주인공의 하루 삶이 외부와 유리되었지만자본주의적 인간군상 전체를 상징하고 있는 것 같다.그래서일까, 영화를 보는 내내 시골장터의 정영신의 장터이야기 | 정영신 기자 | 2019-08-18 23:00 처음처음1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