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안포럼 제3차 심포지엄①]김동연 전 부총리 "낙안읍성 세계문화유산 등재 목적 공고히 해야" 각별한 당부
[낙안포럼 제3차 심포지엄①]김동연 전 부총리 "낙안읍성 세계문화유산 등재 목적 공고히 해야" 각별한 당부
  • 조두림 ·김지현 기자
  • 승인 2019.10.04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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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전 부총리 초청, 낙안포럼 제3회 낙안심포지엄 ‘낙안읍성의 유네스코 등재와 민속축제의 효과적 활용’ 성료
지난 2일 오후 2시 순천시 소재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서 열려
한창효 공동대표 "'낙안읍성 민속마을' 순천시 아시아 진주로 부상된 원동력…유네스코 등재로 인류 공동으로 가치공유할 수 있기를"
이왕기 위원장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 제시는 유네스코 등재의 중요한 키워드”
황평우 소장 "간접화페 통한 주민들 자부심 느끼도록 예우해야, 행정 간섭않는 자치마을로 가야"
성기숙 교수 "낙안읍성은 거주하며 창조 활동 유일해, 서원과 같이 해미읍성, 고창읍성과 함께 공동대응 필요"
장만채 전 교육감 "4차산업혁명시대에 걸맞는 융합관광산업정책으로 역사문화재 제대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
"순천시와 시민들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 유네스코 등재 필수 불가결 요소" 한 목소리

 

기조연설자로 초청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사진=조문호 사진가)

낙안포럼(공동대표 김오연, 송상수, 한창효)과 낙안읍성보존회(회장 송상수)가 지난 2일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순천시 소재)에서 김동연 전 부총리를 초청해 ‘낙안읍성의 유네스코 등재와 민속축제의 효과적 활용’을 표제로 제3회 낙안포럼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3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룬 이날 심포지엄은 발제자와 토론자간의 열띤 공방으로 한 때 팽팽한 긴장감도 감돌기도 했으며, 시민들도 적극적으로 질문에 나서는 등 시종일관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진행됐다.

낙안읍성 민속마을(순천시 소재)은 조선시대 대표적인 지방계획도시로 대한민국 3대 읍성 중 하나다. 사적 제302호로 연간 12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주요 관광지로 현재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돼 있다. CNN선정대한민국 대표 관광지 16위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600년의 역사를 간직한 민속촌으로 실제 주민들이 생활하고 있어 그 보존가치가 더욱 높다.

지난 201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올랐으나, 아쉽게도 그 문턱을 넘지 못하고 안타깝게 현재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낙안읍성은 유네스코에 등재돼 읍성이 가진 천혜의 전통자원을 잘 보존하고 세계에 길이 물려줄 가치 있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책무가 있다.

그런 맥락에서 낙안포럼의 역할이 주목된다. 낙안읍성을 지키기 위한 사람들의 모임인 「낙안포럼」은 지난 2017년 10월, 여러 이유로 가치가 훼손돼 가는 낙안읍성의 상황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데 뜻을 같이한, 경향 각지 시민들의 자발적 모임으로 발족됐다.

낙안읍성 현지에서 창립식 개최와 동시에 ‘낙안지키기 포럼’을 개최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유네스코등재를 위한 전통문화공간으로서 낙안읍성의 오늘과 내일'이라는 표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낙안읍성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수십년에 걸쳐 노력해온 송상수 낙안포럼 공동대표(낙안읍성보존회장).(사진=조문호 사진가)

두 차례의 심포지엄은 낙안읍성 내에서 마을 주민들을 중심으로 진행됐으며, 당시 읍성 주민들은 물론 순천시민들에게도 낙안읍성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의미있는 학술행사로 평가받은 바 있다.

3회를 맞은 이번 심포지엄은 낙안읍성이 고유한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유네스코 등재가 시급한 상황 인식과 풀어야할 과제들을 논의하고, 앞으로의 비전 제시와 순천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끌어내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김동연 전 부총리의 기조연설에 이어 총 4개의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심포지엄은 ▲이왕기 이코모스한국위원회 위원장의 ‘낙안읍성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개선점과 미래 전망’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낙안읍성 주민들의 현실과 과제’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의 ‘낙안읍성 민속축제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활용 방안’ ▲장만채 전 전라남도 교육감의 ‘낙안읍성의 유네스코 등재와 순천시의 발전 전략’ 순으로 발표했다.

토론자로는 ▲김정학 대구교육박물관장 ▲낙안읍성 주민이기도 한 이광수 전 곡성군 부군수 ▲송갑득 낙안읍성 명예별감 ▲나진억 성동문화재단 교육문화팀장이 참여했으며, 모더레이터로는 이은영 낙안포럼 사무총장(서울문화투데이 대표)이 맡았다.

이날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은 영상을 통해 “순천에 있는 낙안읍성은 역사적인 장소이자 유지, 보존이 아주 잘 된 대단한 유적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반드시 등재돼야 한다. 낙안읍성을 통해 우리 아름다운 전통문화를 지키고자 노력하는 낙안 심포지엄을 높이 평가하고 축하드린다”며 축사를 전했다.

이날 태풍 '타파'로 인해 비상체제로 참석을 못한 허석 시장은 미리 보낸 축사를 통해 낙안포럼 관계자와 참석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허 시장은 "낙안읍성은 조선시대 지방을 방어하는 성곽으로써의 문화재적 가치, 성곽 내 주민들이 현재까지 삶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생활사적 가치, 남도지역의 판소리가 전승되는 문화사적 가치 등 다양한 가치를 지닌 장소다"라며 "이러한 낙안읍성을 지키는 데 뜻을 함께하고 자발적으로 모임을 결성하여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주시는, 이번 심포지엄을 주최해 주신 낙안포럼과 낙안읍성보존회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치하했다.

이어 허 시장은 "심포지엄을 통해 낙안읍성이 재조명되고 널리 알려져 더 많은 분들이 찾는 순천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라며 바람을 전했다.

서정진 순천시의회 의장은 "낙안읍성 지킴이를 자처하며 낙안읍성의 원형 보존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계신 낙안포럼 공동대표 김오연, 송상수, 한창효 대표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오늘 행사를 정성스럽게 준비해 주신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축사를 전했다.

서 의장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등재는 인류전체를 위해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는 문화재로 인정받는 것으로써, 낙안읍성이 가진 문화유산으로서의 우수한 가치에도 불구하고 잠정 목록에만 머물러 있는 것은 우리의 노력이 부족했던 탓이 아닐까 하는 자책마저 들게 한다"라며 "낙안포럼에서 3회째로 개최하는 이번 심포지엄이 낙안읍성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학술행사로서, 낙안읍성이 2018년 선암사에 이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는 쾌거에 한 발 더 다가가는 기폭제가 되길 기원하며, 올바른 문화유산의 보존 방법에 대하여 모두 함께 고민해보는 공유의 장(場)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창효 낙안포럼 공동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조문호, 정영신 사진가)
한창효 낙안포럼 공동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조문호, 정영신 사진가)

주최측을 대표해 한창효 낙안포럼 공동대표(전 순천시의회 의장)는 인삿말을 통해 “600년 삶이 응축된 순천 낙안읍성 민속마을의 가치는 순천시가 지금까지 아시아의 진주로 부상된 광양만권에 행정, 교육, 종교, 문화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동력이 되었다”라며 “이제 낙안읍성도 유네스코에 등재해서 지난 해에 등재된 선암사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메카로 자리잡아야 한다. 인류가 공동으로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재활용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오늘 심포지엄을 통해 어느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가슴 뛰는 시간이 되길 소망한다”고 심포지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동연 전 부총리 "발제 토론 통해 발굴·보존·보호 문제 및 주민들의 생활 등 근본문제 해결 논의돼야" 주문

김동연 전 부총리는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낙안읍성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김 전 부총리는 “낙안읍성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역사와 사람”이라며 “전남 지역 여행을 통해 낙안읍성에 방문한 이후 다시 와야겠다고 마음 먹었었는데 마침 낙안읍성을 유네스코에 등재하기 위한 낙안포럼의 노력을 듣고 다시 순천을 찾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현재 전 세계 869점의 세계문화유산 가운데 한국은 14점을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1,669개가 잠정목록에 등록돼 있으며 낙안읍성은 그중 하나”라며 “유네스코에 등재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책 마스터'로 불리는 김 전 부총리는 “어떤 일을 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다 보면 나중에는 애초에 정책이라는 수단을 통해 달성하려는 목표 대신 정책 자체가 목적이 되는 주객전도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라며 “무엇보다 낙안읍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하려는 목적을 공고히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기조연설을 통해 "낙안읍성이 유네스코 등재를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그의 평소 지론인 '유쾌한 반란'을 주문했다.(사진=조문호, 정영신 사진가)

그러면서 김 전 부총리는 이날 발제와 토론을 통해 해결되길 바라는 다음의 세 가지 질문을 던졌다. 첫째, 하회마을과 양동마을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때 낙안읍성 또한 연계해서 등재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둘째,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 위해 필요요소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진정성, 완전성을 어떻게 구현할 것이며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 셋째,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때 근본문제 해결은 어떻게 할 것인지?(이를테면 발굴·보존·보호 문제 및 주민들의 생활 측면)

마지막으로 김 전 부총리는 각자 위치에서 틀을 깨는 새로운 시각과 실천력으로 낙안읍성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유쾌한 반란’을 일으킬 것을 요청했다.

이왕기 위원장 "유산가치 규명,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낙안읍성 진정성, 완전성" 

‘낙안읍성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개선점과 미래 전망’이란 주제 발제를 한 이왕기 이코모스한국위원회 위원장.(사진=조문호, 정영신 사진가)

다음으로 첫 번째 발제에 나선 이왕기 이코모스한국위원회 위원장은 “낙안읍성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개선점과 미래 전망”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이코모스는 특히 국제적인 문화재를 보호·보존하기 위해 세워져 세계유산위원회와 유네스코의 자문기관 비정부기구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심사와 밀접한 기구로 알려졌다.  

이왕기 위원장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유산의 성격과 명칭”이라며 “‘낙안읍성’이라는 명칭이 낙안읍성마을의 성격과 특징을 정확하게 대변해 주고 있는지, ‘낙안읍성’ 성격과 특성을 어떻게 이해시킬 것인지 등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또한 유산의 성격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정확한 판단, 이에 따를 등재기준의 현명한 선택, 탁월한 보편적 가치의 제시는 등재의 중요한 키워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낙안읍성의 등재 대상 유적을 어디까지 할 것인가는 세계유산으로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있고, 유적이 지니고 있는 진정성과 완전성이 얼마나 잘 남아 있는지에 대한 평가대상으로 중요하다”라며 “기록된 낙안읍성의 역사와 남아 있는 유적의 관계성, 지역 간의 사회 정치적 교류 관계, 문화교류의 흔적 등을 명쾌하게 밝혀내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나아가 낙안읍성에 무형적으로 전해오는 자료와 현존하는 유형적 자료와의 관계성도 엮어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낙안읍성의 공간적 범위는 유적의 보호·보존관리 항목과 관련돼 있다. 낙안읍성이 국가지정 문화재로 지정돼 있어 큰 문제는 없지만 유적을 보호할 핵심구역과 그 주변의 완충구역을 설정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이 문제는 지역 주민의 경제활동권을 제약하는 문제와 결부돼 있으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며 “만약 완충구역을 설정할 경우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지역주민의 경제활동을 어느 정도 보장하는 합리적인 범위로 해야 할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이해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이 위원장은 “낙안읍성이 그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역사적 사실과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무엇인지, 지역에서 사회·경제·문화적 변화의 영향을 받으면서 예전부터 발전해 왔고 앞으로도 지속 가능성이 있느냐, 또 당해 문화지대에서 낙안의 발전과정이 인간적 가치의 중요한 교류과정이 무엇인지 밝혀져야 한다”라며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낙안읍성의 진정성과 완전성이다. 낙안읍성이 발전과정에서 인간적 가치가 어떻게 작용하면서 교류되었는지를 밝혀내는 것이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유산의 가치규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발제자와 토론자들. 좌측부터 장만채 전 교육감,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모더레이터 이은영 낙안포럼 사무총장, 이왕기 이코모스한국위원회 위원장, 김정학 대구교육박물관장, 이광수 전 곡성군 부군수, 나진억 성동문화재단 교육문화팀장.(사진=조문호, 정영신 사진가)

황평우 소장 "국가유공자 예우... 금권· 행정력에 의해 감시받거나, 정신적· 재산권 제약 받아 안 돼, 자치마을로 가야"

두 번째로 발제에 나선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낙안읍성 주민들의 현실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황 소장은 먼저 “유네스코 유산 등재는 유산 보존의 수단이지 목표는 아니다”라며 한국의 민관을 불문하고 세계유산 등재를 과하게 추종하는 경향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세계유산 등재는 특수한 가치를 지닌 지역의 문화유산(자연)이며, 보편성이 있어야 한다. 달리 말하면 ‘낙안읍성’은 인류 문화사나 동북아와 한국에서 특별한 가치가 있어야 하며, 인류가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일상적) 가치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솔직한 심정으로 현재 모습의 ‘낙안읍성’은 세계유산 등재 불가라고 본다”고 화두를 던졌다.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낙안읍성 주민들의 현실과 과제”를 주제 발제한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사진=조문호, 정영신 사진가)

황 소장은 “낙안읍성의 현실 문제로 네 가지가 있다”라며 “첫째, 전통과 역사, 인류학적 보고인 문화유산을 관리하는 곳은 전문성과 주민친화성이 우선 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공기관(행정)은 아직도 주민 위에 군림하며 지시만 하고 있다.

둘째, 낙안읍성은 현재 문화유산의 ‘진정성과 정통성’이 혼미 돼 있다. 낙안읍성이 기준(정체성)은 어느 시점인가? 여기에 따라 마을 내의 모습과 사람살이의 풍습, 각종 행사들이 연계성과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셋째, 전통을 가장한 상업 관광이 즐비하다. 큰 줄다리기, 3·1절 역사 만세운동 체험, 횃불 성곽돌기, 전통혼례, 소달구지 등이 전통문화인가? 이 밖에도 임경업 장군의 민경순시, 죄인 압송체험, 형틀체험, 주리 틀기, 곤장맞기 등의 체험이 낙안읍성의 진정성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 이렇게 난장판 상업관광으로 방문객 수를 채우면 그것이 실적이고 업적이 되는 전시행정은 오래 못 간다.

넷째, 천박한 자본주의 문제가 있다. 내일 100원의 이익보다 오늘 당장 10원의 이익에 사투를 벌이는 주민들 상황으로는 마을 공동체를 형성하며, 주민자치 민주주의를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다. 선조들이 만들어준 전통유산 낙안읍성을 이용해서 현재 내가 뽑을 수 있는 것은 다 뽑아 먹자는 심보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단칼에 잡아먹겠다는 것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유산 등재’를 바라는 것은 천박한 자본주의를 더 연장하겠다는 속셈에 불과하다”고 쓴소리했다.

낙안읍성의 과제로는 “우선 사람의 일상생활을 하는 곳이어야 한다. 상업적이고 변질된 공간은 유네스코도 ‘세계유산’에 등재하지 않는다. 또한 상업관광지 보다는 생활 속에서 여유와 고향을 느끼는 공간이어야 하며, 민주적인 마을 자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마을 자치와 관련해서 황 소장은 “낙안읍성은 전통마을 또는 문화유산이라는 당위성 이전에 사람이 사는 마을이다. 현대적 민주주의 제도 아래 사람이 사는 마을은 지위와 권력으로부터 평등해야한다. 또 금권이나 행정력에 의해 감시받거나, 정신적으로 재산권으로 제약을 받아서도 안 된다”라며 “누구에게나 공평한 의사 진행권, 재산상의 공평성 요구, 참여권과 아울러 의무와 책임이 따라야 한다. 그리고 마을 내 누구도 행복해야할 권리는 동등하게 가져야한다. 이것은 민주주의 실천, 즉 민주적인 공동체 운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나아가 황 소장은 앞으로 낙안읍성의 실천 방향으로 ▲동헌(東軒)을 마을 자치운영소 및 순천시의 낙안읍성 지원사무소로 활용 ▲마을 자치위원회 구성 ▲전문가 지도의 제한 ▲마을 주민에 대한 교육 ▲관련 지역과의 교류 ▲인구감소의 대응 ▲생활공간과 상업공간의 분리 ▲공동체 운영, 투명운영 ▲낙안읍성 마을조합 활성화 ▲마을 조례 제정 ▲에코뮤지엄으로의 실천 등 11가지를 제안했다.

끝으로 황 소장은 “"한 국가의 문화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불이익과 고통을 받는 사람들도 훌륭한 국가유공자다. 이러한 「문화보존 국가유공자」에게 일반 국가유공자와 마찬가지로 자녀학자금면제, 차량 구입 시 특소세할인, 항공료, 철도 등 교통비 면제, 주민세, 재산세 면제 등 직접화폐(현금) 지원보다 문화재구역에 살면서 고통 받는 것을 자긍심으로 전환해주는 간접화폐(법률적 제도)지원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문화재보호구역, 천연기념물보호구역 및 기타 국가가 정하는 개발제한구역이나 보존지 역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가칭)국가유공자’에 준하는 혜택(간접화폐)를 주자”고 주장했다.

성기숙 교수 "낙안읍성은 사람 머물며 창조적 활동할 수 있는 유일한 읍성, 유무형 유산 결합 결과물 만들어 내야"

“낙안읍성 민속축제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활용 방안”을 주제 발제한 성기숙 한예종 교수.(사진=조문호, 정영신 사진가)

세 번째로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낙안읍성 민속축제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활용 방안”주제로 발표했다.

먼저 성 교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3개의 읍성 낙안읍성, 해미읍성, 고창읍성을 소개하며, 이 중 사람들이 거주하는 공간은 낙안읍성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낙안읍성은 박제된 역사 공간이 아니라 사람이 머물면서 새로운 창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읍성이다”라며 낙안읍성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이어 “낙안읍성이 유형적인 건축에만 머물지 않고, 유형유산과 무형 유산을 어떠한 방법으로 결합해, 생산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낼지 고민해 봐야 한다”라는 의견을 냈다.

그 대안으로 첫 번째로 동편제의 고장 낙안과 중고제의 고장 서산의 무형문화재간 결합을 제시했다. 성 교수는 “낙안은 적벽가 인간문화재인 송순섭 명창이 판소리 맥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는, 낙안읍성의 가치를 대외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며 동편제 판소리 맥을 이어가는 순천은 다른 지역 읍성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 교수는 “해미읍성이 있는 서산은 중고제의 발상지이다. 심정순(沈正淳) 이후 심화영(沈嬅英)에 이르기까지 심 씨 일가에서 중고제 판소리를 전승하는 등 예인들이 해미에 거주했다”라며 “낙안읍성과 해미읍성에 거주하는 각각의 명인, 명창, 무형 유산들이 교류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냈으면 좋겠다”라고 제안했다.

두 번째는 불교, 민속, 유교문화를 아우르는 프로그램 운영을 주문했다. 성 교수는 “낙안읍성에서 민속놀이나 축제를 매년 거행되는 것으로 안다. 지난해는 선암사가 유네스코에 등재되기도 했는데, 민속 문화와 불교문화의 결합은 어떨까? 또한 낙안은 임경업 장군의 사당, 김빈길 장군을 기리는 사당이 있는데, 유교문화까지 결합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면서 “나아가 동편제 판소리를 주민들이 배워 보기도 하고 낙안읍성에 사는 사람들이 나서 여러 행사를 거행하면, 다양한 문화를 확산하는 방안이 될 것이고 새로운 문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세 번째 방안은 “낙안읍성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해선 민(民)·관(官) 그리고 지역민들이 함께 조화와 협력을 구축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특히 간담회, 세미나 등 ‘공론의 장’을 통해 낙안읍성의 발전을 위한 생산적 발언들이 쏟아져 나와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장만채 전 전라남도 교육감 "순천은 교육 중심지로, 교육 여건의 기반위에 신기술과 융합한 관광상품 개발 필요" 

마지막으로 장만채 전 전라남도 교육감이 ‘낙안읍성의 유네스코 등재와 순천시의 발전 전략’주제로 발제했다.

‘낙안읍성의 유네스코 등재와 순천시의 발전 전략’을 주제 발제한 장만채 전 전라남도 교육감.(사진=조문호, 정영신 사진가)

장만채 전 전라남도 교육감은 2016~2017년 전남지역 연말 정산을 소득 데이터를 자료로 보여주며 “소득수준을 거주지와 직장 주소지 두 가지로 비교했는데, 전남에서 소득 순위가 높은 것은 여수, 광양, 순천 순이다”라며 “표를 살피면 특이한 점이 보인다. 여수나 광양은 거주지와 직장 주소지의 소득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데, 순천은 연간 소득이 3위인데도 불구하고 거주지와 직장 주소지 별로 소득 편차가 아주 크게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장 전 교육감은 이런 현상에 관해 “여수는 그 지역에서 사는 사람이 그 지역 직장인으로 소득별 편차에 영향이 없지만 순천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라며 “순천은 살기 좋은 동네라기보다는 교육의 중심지로 그곳에 살기보단, 교육의 중심지로서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러한 수치는 광주시 남구와 같은 혁신도시에서 똑같이 보여진다“라고 덧붙였다.

장 전 교육감은 데이터를 놓고 보면 앞으로 순천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보인다며 “순천은 산업도시나 공업도시가 아닌 많은 인근 지역 사람이 정착할 수 있게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유네스코 지정의 조건에는 문화 교육이 기초여야 한다며 “교육 여건을 편안하게 구축한 다음, 문화생활, 편의 시설 순으로 충족되어야만 인근 사람들이 순천을 살기 좋은 도시로 인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순천 인근 지역인 광양의 경우 교통도 좋아지고, 교육 투자를 늘리는 추세라며, 순천지역 교육 투자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장 전 교육감은 또 순천박람회의 흑자가 늦게 이뤄진 점을 지적하며, 관광산업에 관한 관심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선진국들은 관광지에 스토리텔링을 잘한다. 현재 순천에서 진행 중인 제조업 중심 산업 정책만으로는 고용 창출에 한계가 있다”라며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대비해 신기술과 접목한 융합 관광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이어 “거대한 자연환경을 갖고 있는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한국은 환경적 요소가 뛰어나지 못한 편임에도, 역사적 인식이나 투자가 높지 못해 소중한 문화를 잊고 있다”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장 전 교육감은 4차산업혁명 시대의 신기술과 접목한 융합 관광 상품 개발 필요성의 부각하며“고부 가치가 있는 관광 산업 육성이 필요한 때이다. 현장 AR이나 VR로 학생과 체험자에게 가상현실로 역사적 사실이나 사물을 인식해서 보는 것, 그 자체를 접목해 문화역사체험관광산업으로 만들어야 한다”라며 “어느 관광지라고 할지라도 신기술을 접했을 때 공간의 의미가 커진다고 생각한다”라고 제언했다.

비가 오는 궃은 날씨에도 심포지엄장을 가득 메운 순천시민들이 진지하게 발제와 토론을 경청하고 있다.(사진=조문호, 정영신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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