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7억 들인 예총 아트샵, 누구 위한 것일까?
[단독]17억 들인 예총 아트샵, 누구 위한 것일까?
  • 이은영 기자
  • 승인 2020.10.16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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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억5천만원이 투입된 예총 아트샵, 조악한 상품들 가득, 아트샵인지? 개인몰?인지 헛갈려
깜깜이 쇼핑몰, 접근자체가 어려워 일부러 숨겨놓았나 하는 의심마저 들 정도
김승원 의원 국감서 홈피 구축비만 시중 견적 5~6천만원의 12배인 7억6천만원 지적
연간 관리비만도 1억5천만원, 11개월간 총 판매액 2천 2백만원, 가성비 ‘최악’ 질타 받아
예총 “문체부와 조달청 검증 거쳐 문제없다”
김승원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수원갑)
김승원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수원갑)

[서울문화투데이=이은영 기자]한국문화예술총연합회(이하 예총)가 예술가의 작품 판매를 위해 개설한 쇼핑몰인 아트샵(art#)의 홈페이지(이하, 홈피) 구축 비용이 엄청나게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렇게 막대한 비용을 들여 구축한 아트샵은 접근 자체도 거의 제한돼 있을 뿐만 아니라, 구비된 판매품의 조악함과 홈피 구성이 예술인전문쇼핑몰이라는 취지에 걸맞지 않은 판매품 수준 문제는 더욱 심각한 실정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승원 의원(더불어민주당, 수원시갑)은 지난 7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아트샵 사업 운영자인 예총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아트샵 구축·운영을 위해 작년부터 올해까지 총 17억 5천만 원(`19년 10억, `20년 7.5억)의 예산이 투입됐다. 이에 비해 지금까지 11개월간 총매출은 2천 200만 원에 그쳤다며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문제의 아트샵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예총 홈페이지를 들어가 봤다. 아트샵을 찾기까지는 거의 스무고개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부분은 아래에서 다루기로 하고, 아트샵에 올려져 있는 수준 이하의 판매품과 구성 문제를 먼저 짚어보고자 한다.

어렵사리 찾아 들어간 아트샵의 홈페이지를 여는 순간 눈을 의심하게 된다. 첫 페이지가 작가 모집 공고로, 일반 커뮤니티 형태의 게시판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 순간 잘못 클릭한 것으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상단의 탭을 보니, 예술작품을 판매하는 쇼핑몰이라는 것을 접어두고 보더라도 너무나 조악한 판매품들만 가득하다. ‘이게 최소 17억짜리 쇼핑몰인가?’라는 말이 절로 나올 법하다.

아트샵인지 일반 개인쇼핑몰인지도 구분이 어려워

아트샵의 메인 카테고리 탭에는 쥬얼리/액세서리-의류/패션잡화-가정용품/장난감-프러포즈/파티-아트컬렉션-추천제품-예술창업작품-공연예매 순으로 돼 있다. 과연 이런 카테고리를 보고 소비자들이 예술가들의 작품을 판매하는 아트샵이라고 구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예총 홈피를 통해 들어가지 않았다면 예술인들의 작품을 판매하는 아트샵인지, 일반 개인 쇼핑몰인지 헛갈릴 것이다.

한국예총이 17억5천만원을 들여 구축한 예술작품전문쇼핑몰 '아트샵'. 상단 판매품 바의 구성부터 아트샵에 걸맞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 중 '아트컬렉션-미술' 카테고리 판매품들을 보면 수입산제품으로 보이는 명함꽂이들만 즐비해 미술작품과는 동떨어진다. 이외에도 카테고리 성격과 맞지 않은 판매품으로 아트샵의 정체성을 의심하게 한다.(사진캡쳐=한국예총 홈페이지)​

그나마 작가의 작품이 있을 것 같은 ‘아트컬렉션’ 하위 카테고리 내 ‘미술’의 첫 페이지 판매품들을 보면 카테고리를 잘못 들어온 것이 아닌가 하고, 또 한 번 혼란이 생긴다. 올려진 판매품도 수입목으로 만들어진 듯한 명함꽂이가 대다수이고 컵홀더, 나무 펜던트 등으로 채워져 있다. 제일 목 좋은 첫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현 예총 회장이자 서양화가인 이범헌 작가의 판매품에만 작가 이름이 표기돼 있고, 나머지는 판매자의 이름도 없다. 아트샵이라는 정체성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다.

건축 부분 판매품에 도마, 열쇠고리, 액자....

건축 부분을 들어가 보면 더욱 경악하게 된다. 액자, 도마, 열쇠고리 등의 제품만 잔뜩 올려져 있다. 이런 것들이 건축과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일까? 그 외에도 거의 비어있는 카테고리도 많다. 문학 부문은 달랑 책 한 권, 공연예매 부문은 0건이다. 카테고리 성격과 맞지 않는 저급한 판매품들로 가득찬 아트샵을 찾은 소비자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우리나라 예술인들의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나? 라는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것 같다. 반면 예술가들에게는 심한 자괴감을 안겨주지 않을까?

건축페이지에는 열쇠고리와 도마 등이 올라가 있다. 그외에도 카테고리 성격과 맞지 않은 판매품으로 아트샵의 정체성을 의심하게 한다.(사진캡쳐=예총 홈페이지)

아트샵 접근성의 어려움은 위에서 지적했듯이 ‘김종욱 찾기’ 수준으로, 막막 그 자체였다. 예총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바로 아트샵을 홍보하는 팝업이나 배너가 눈에 띄거나, 메인 탭에 당연히 자리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탭의 어느 카테고리를 클릭해도 하위 카테고리 전체가 다 뜬다. 어디를 클릭해야 아트샵으로 들어갈 수 있을지 단서가 포착되지 않는다. 혹시나 하고 사업안내 카테고리를 클릭했더니 ‘예술인지원사업’이 있다. 그나마 아트샵의 취지와 근접할 것 같아 들어갔더니 비로소 아트샵이 포함된 창이 열렸다.

그런데 그마저도 아트샵으로 바로 연결되지 않는다. 아래로 한참 내려가야 아트샵으로 들어가는 주소(URL)가 나온다. 주소를 클릭해보니 먹통이다. 모바일과 pc를 번갈아가며 클릭을 해봤지만 도무지 열리지 않았다. 화면 전환이 되지 않는 그림 파일이었다. 한참의 시간을 소비해 겨우 찾았는데 또다시 벽에 부딪힌다. 도대체 어디를 통해 아트샵을 들어갈 수 있을까? 아트샵을 찾은 작가나 소비자, 누구나 이 지점에서 포기할 것 같다.

예총 홍페이지 내 제대로된 홍보 배너 없고, 경로 찾기 어려워 포기할 정도

다시 아트샵을 찾아 삼만리에 나선다. 사이트 이곳저곳을 헤매다 메인페이지의 스크롤 바를 아래로 아래로 내려보니, 하단 맨 아랫부분에서 겨우 아트샵이란 큰 글씨가 들어간 플래시 배너를 만날 수 있다. 고정 배너가 아닌 세 개의 광고가 돌아가는 플래시로 순간을 놓치면 그조차도 보기 어렵다. 어렵사리 찾은 아트샵 배너광고는 참여작가를 모집한다는 내용이다. 소비자들은 이곳을 클릭해서 아트샵으로 들어갈 생각을 하게 될까? 이렇게 접근성이 떨어지는 홈페이지의 구조는 소비자들은 물론, 작가들도 접근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쇼핑몰은 소비자의 접근성이 우선돼야 함에도, 소비자의 손이 가지 않는 카테고리에 꼭꼭 숨어있다. 이유가 뭘까?

한국예총 홈페이지의 대문페이지. 상단 카테고리바의 어디를 클릭해도 하위 카테고리 전체가 보여진다. 그럼에도 아트샵으로 바로 들어가는 카테고리가 없다.탭의.(사진캡쳐=한국예총 홈페이지)
한국예총 홈페이지의 대문페이지. 상단 카테고리바의 어디를 클릭해도 하위 카테고리 전체가 보여진다. 그럼에도 아트샵으로 바로 들어가는 카테고리가 없다.탭의.(사진캡쳐=한국예총 홈페이지)

김승원 의원이 예총으로부터 받은 아트샵 예산 집행명세에 따르면, 2019년 아트샵 홈페이지 구축에 7억 6,000만 원이 집행됐다. 2020년 시스템 유지보수 및 사용자 환경개선에 2억 5천만 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다.

하지만 김 의원이 아트샵의 접속 고객 수, 상품 등록 수, 트래픽 등 같은 기술적 사양을 조건으로 다수의 업체에 의뢰한 결과, 현재 운영되는 아트샵 수준의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데는 A업체는 5,082만 원, B업체는 6,160만 원의 견적을 내놓았다. 심지어 고객 증가에 대비한 업그레이드 조건과 1년간 무료 유지보수 조건을 포함한 견적이라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즉, 아트샵 구축에 시중 견적의 12배가 넘는 예산이 소요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트샵을 관리하는 인건비만도 시스템 구축 비용을 빼고도 상품관리자 등 6명의 급여만 연간 1억9천5백 만원이다. 사이트 관리 및 운영(3천6백만 원), 영업마케팅(3천6백만 원), CS고객상담(2인, 5천40만 원), 각각 이 정도 연봉은 중소기업의 중간 간부급 연봉에 해당한다. 이렇게 많은 인원과 예산을 투입하고도 이렇게 조악하게 관리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

김승원 의원이 예총으로부터 제출받은 아트샵 기술사양과 인건비 등의 자료. (자료=김승원 의원실)

이미 국감에서 김승원 의원의 지적에 박양우 문체부 장관도 문제점을 인식하고, 면밀히 검토해 지원을 철회할지를 결정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정도가 심해도 너무 심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조악한 아트샵과는 달리 예총 메인 홈페이지는 깔끔하게 잘 단장돼 있다. 그런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연 예총의 정체성과 부합하는가 하는 물음이 생긴다. 메인 페이지의 중간과 아랫부분에 눈에 쉽게 띄게 만들어 놓은 박스들은 정치인들이 예총을 응원하는 부류의 사진들만 즐비하다. 누구를 위한 예총인가? 라는 자조가 절로 나올 듯하다.

정치인들 사진으로 도배된 예총 홈피, 예술가들은 구색 맞추기인가

익명을 요구한 한 문화예술기관의 인사는 “예총의 아트샵이라면 예술가들의 작품 판로를 열어 주는 목적이 돼야 하는데, 사이트를 보면 중국산 공산품 같은 것으로 채워져 있다. 한마디로 아트샵이라고 하기엔 얼굴이 화끈거린다”면서 “홈페이지 자체도 정치가들 사진으로 도배돼 있어 예술가들을 위한 사이트인지, 의아할 따름”이라며 허탈해했다. 그는 또 “홈페이지 디자인의 수준과 화질도 떨어지니, 작가들도 작품 넣기가 싫었을 것 같다”라며 “'예술창업작품' 카테고리도 대학 하나만 구색 맞추기로 들어가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작가들의 훌륭한 작품도 많은데 그런 것들을 발굴해 넣어줘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찾기도 힘들게 만들어 놓은 것은 개념이 없거나, 예술가를 위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형식적으로 만든 것 같다. 일부러 숨긴 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라고 밝혔다.

한 중견 서양화가는 “한국예총에서 운영하는 아트샵이 있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라며 “포털에 검색해도 나오지 않고 한국예총 홈페이지에 들어가서도 어떤 경로로 아트샵을 들어가는 건지 찾기가 너무나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또 “각 분야의 작가들이 참여하려 하더라도 이런 쇼핑몰이 있는 것조차 알지 못하니 접근을 할 수가 없다. 심지어 한국예총아트삽으로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실정인데, 일반인의 접근이 될 리 만무하다. 내용은 차지하고라도 접근 불가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예총 홈페이지 중앙부분에 위치한 정치인들의 응원메시지 사진박스. 아트샵의 홍보배너는 이들 사진보다 한참 아래로 내려가야 겨우 찾을 수 있다.(사진캡쳐=예총 홈페이지)

예총 “옥션이나 11번가 같은 예술품 전문쇼핑몰 만든 것, 그에 걸맞는 개발비 들었다”

기자는 김승원 의원의 지적에 대한 예총 측의 입장을 들어봤다.
예총 관계자는 “아트샵은 청년 및 신인 예술인(비시장형)들이 유무형의 창작품 판매로 스스로 자립해 나가는 지속가능한 성장 사다리 마련에 대한 정책지원 필요성에 의해 구축됐다”라며 “일반인이 생각했을 때 (구축 비용이)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부 지원을 받아서 집행하는 사업은 민간과 시스템 구축 비용이 다르다”라고 반박했다.

관련 비용 산출은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소프트웨어 산업 대가산정 기준」과 전자정부법 등에 따라 산출된 것으로 정부 사업은 우선적으로 이에 따라야 한다고 했다. 이는 일종의 공정무역과 같이 공정인건비를 책정하라는 의미라며, 정부지원금이기에 그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승원 의원의 지적처럼) 실제 개발을 안 할 업체가 우리가 10억에 했다. 우리는 1억에 했다. 누가 그런 말을 못 하나. 정부 규정에 맞춰 단가를 산출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리고 이미 주무 부처인 문체부와 그 사업을 조달하는 조달청까지 검증을 받고 공지를 한 것이라고 검증을 받았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아트샵은) 일반 쇼핑몰인 옥션이나 11번가 같은 예술품 전문쇼핑몰을 만든 것으로, 그것과 똑같은 기능이 들어가기에 소프트웨어 개발 비용이 그만큼 들었다”라는 항변이다.

기자가 확인해 본 결과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의 인건비 기준 단가는 시중에 유통되는 단가로 특별히 금액에 큰 차이가 없을뿐더러, 반드시 그 단가를 따라야 하는 것도 아니었다. 겉으로 보이는 아트샵 홈페이지의 전반적인 퀼리티는, 빌더로 판매되는 쇼핑몰 구축을 위한 몇백만 원 단위의 상품과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 구분도 어려워 보였다.

또한 예총은 “아트샵은 지난해 시스템 구축에 이어 올해는 안정화 과정을 거쳐 초기 단계에 있다”라고 밝혔다. 과연 예총의 말대로 현재 상황이 안정화 과정을 거쳤다고 볼 수 있을까?

김승원 의원 "2년간 3억 홍보비 집행돼,  투입효과 전혀 없어, 예술인에게 예산 직접 나눠주는 것이 나을 것"

한편 김승원 의원이 국감에서 지적한 또 한 부분은 매출이다. 낮은 매출액만큼이나 이용객 수 역시 저조한 점을 지적했다. 김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0월 현재 아트샵에 가입되어있는 1,132명의 회원 중 판매 작가의 수가 791명이지만, 일반 구매자 회원은 341명에 지나지 않는다. 2년간 3억에 가까운 홍보비용이 집행된 것을 고려하면 예산이 투입된 효과가 전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문제 제기했다.

아트샵에서 작품을 판매하는 작가 중 지난 11개월간 100만 원 이상 매출을 올린 판매자는 4명에 지나지 않는다. 아트샵이 예술인 판로개척이라는 본연의 목적을 전혀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트샵(쇼핑몰)이 열렸다고 해서 예술품이 단기간에 많이 팔리기는 쉽지 않기에 이런 점을 감안할 필요는 있다. 그런데 매출이 오르지 않은 이유는 위에 지적한 접근성 문제와 예술가의 작품 판매를 위한 아트샵의 기능이 되지 못하기에 매출 저조는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그런데도 이런 조악한 쇼핑몰의 초기 구축 비용이 7억6천만 원이 들었고 관리유지비가 연간 1억5천만 원으로 현재까지 총 17억 5천만 원이 들었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김승원 의원이 “코로나 19로 고통받는 문화예술인의 판로를 개척해 힘과 희망을 주기 위해 시작한 소중한 사업이, 소요된 예산을 직접 나눠주는 것만 못한 결과로 돌아왔다”라며 “이런 가성비 낮은 사업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지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한 지적은 예총이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한국예총은 1961년에 설립돼 50년이 된 조직으로 10개 분야 국내외 137개 연합회와 지회로 구성돼 있다. 총 회원 수만도 130만 회원을 자랑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예술가가 있는데, 아트샵 구축 1년이 다 돼 가도록 입점하지 못한(혹은 하지 않은) 그 많은 예총 회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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