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도천테마파크, '윤이상이여' 여기 영원히
통영 도천테마파크, '윤이상이여' 여기 영원히
  • 홍경찬 기자
  • 승인 2010.03.22 12: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천테마파크(윤이상기념관) 개관,2010 통영국제음악제 개막일에 지난 3월 19일 맞춰

 이 집에 윤이상 선생이 살고 있다.

-정일근- 

 집은 돌아오는 곳이다. 배를 타고/지구 반대편까지 떠났다가 돌아오고/죽어서도 돌아오는 곳이 집이다/통영시 도천동 선생의 옛집자리에/새로 지은 음악가 윤이상의 집/1917년 출생 1995년 사망/통영에서 평양으로 베를린으로/평화의 유목민으로 떠돌던 생몰연대가/마침내 이 집으로 돌아오셨다/선생의 악보는 세계평화공화국의 여권/선생의 작은 태극기는 나의 조국은 대한민국이요/저기 저 3층짜리 통영 소목장은/ 나는 통영사람이요, 소목장이 하시던/내 아버지의 아들이요, 라고 말하듯/생전의 손때, 생전의 온기, 생전의 숨결/고스란히 살아 집으로 돌아오셨다/남과 북의 닫힌 마음을 열게 하고/세계가 기립박수를 보냈던 가락, 바라, 심청,
광주여 영원하라,/나의 땅 나의 민족이여, 조국을 사랑한/선생의 음악도 모두 집으로 돌아오셨다/육신은 베를린 묘지에 차갑게 묻혔으나/혼령은 뜨겁게 살아 이 집으로 돌아오셨다/ 소년 윤이상이 코발트빛 통영바닷가를 환하게 웃으며 달려가지 않는가/청년 윤이상이 해방된 통영에서/열정적인 첼로 연주를 하고 있지 않는가/일흔 여덟의 윤이상 선생이 지금 당신에게/거장의 손을 내밀어 악수 청하지 않는가/어제의 집이 있어 오늘의 집이 있듯/오늘의 집이 있어 내일의 집이 있을 것이니/여기 영원히 살아있을 윤이상의 집이 있다이 집에 20세기 최고의 음악가/ 윤이상 선생이 살고 있다

▲ 윤 정 이사가 지난 3월 19일 개관하는 도천테마파크(윤이상 기념관)서 '아버님이 살아 돌아오신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윤이상 선생의 생가 터에 자리 잡은 도천테마파크가 윤이상 선생의 생전 유품인 첼로,진본악보,윤이상 흉상등과 함께 선보여 지난 3월 19일 오후 개관식을 가졌다.

 이날 개관식에는 윤이상 선생의 딸인 윤정 평화재단이사,윤동화(윤이상 막내 여동생) 여사,진의장 시장,이군현 국회의원 부인 김영희 여사, 장용철 윤이상평화재단 이사, 김석자 신부, 김동진 전 시장, 안휘준 통영포럼공동대표 내빈등 시민과 관람객 천 500여 명 정도 모였다.

▲ 윤정화 윤이상 막내 여동생과 딸인 윤 정 이사
 진의장 시장은 축사를 통해 "윤이상 선생의 유품을 기증해준 윤 정 이사와 가족에게 감사 드린다"고 운을 뗀 후 "윤이상 선생의 고향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에 비하면 보잘 것 없다. 일본 동경을 떠나 공해상에서 통영을 바라봤다. 통영국제음악제와 윤이상 콩쿠르의 성공적 개최로 통영이 우리나라 대표적인 음악도시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선생님께 빚진 마음을 조금이나마  갚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일근 시인이 자작시  '이집에 윤이상 선생이 살고 있다'를 낭독 '육신과 영혼이 영원히 여기 생가 터 바로 옆 도천테마파크에 함께한다'는 의미로 개관식에 참여한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윤이상 선생의 딸 윤 정 이사는 "통영시민들께 정말 고맙고 감사드린다"라고 말하며, 윤이상 선생의 막내 여동생인 윤동화 여사를 소개했다.

 윤 정 이사는 "오늘은 혼자가 아니라 아버지와 함께 왔다. 만감이 교차한다. 아버지께서 생명보다 소중히 여긴 첼로, 할아버지께서 만든 삼천창 소목장, 아버지의 분신인 진본 악보등 아버지의 유품들과 함께 돌아왔다"며 소감을 전했고 "통영이 세계적인 음악도시로 발전할 것을 기원하며 작은 힘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다. 이웃과 더불어 통영에 살겠다. 통영시민의 사랑에 힘이 난다" 며 감격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 윤정 이사와 윤이상 흉상이 도천테마파크 전시실에 전시돼 있다.
 이어서 윤이상음악콩쿠르 입상자 게오르기 아니첸코가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을 연주했다. 또 한 통영 시립 소년소녀 합창단이 윤이상 선생의 곡 '낙동강'을 열창했으며, TIMF 앙상블 멤버들은 '엄마야 누나야'를 선사했다.

 이날 행사는 독일 베를린 저택에 심었던 같은 종류의 기념식수가 있었고 통영출신의 조각가 심문섭 교수가 제작한 윤이상 선생의 젊었을 때 모습의 전신 동상 제막, 테이프컷팅으로 마무리됐다.

 한편 야외 공연장과 실내 메모리홀을 가진 도천테마파크는 전시실에 가장 아끼던 첼로를 비롯해 윤이상 선생의 유품 170여 점이 전시돼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모았다.

  서울문화투데이 경남본부 홍경찬 기자 cnk@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