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꿈이 살고 있는 동피랑으로
가자! 꿈이 살고 있는 동피랑으로
  • 박희경 기자
  • 승인 2010.04.11 22: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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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피랑, 푸른통영21과 봉사자들 그리고 주민들과 함께한 10일 동안 새옷입어

 지난 11일 경남의 몽마르뜨 언덕 통영 동피랑의 두번째 벽화전이 마무리 됐다.

▲ 지난 11일 통영 동피랑의 두번째 벽화전이 마무리 됐다.
 지난 2007년 철거 대상지였던 동피랑은 푸른통영21에서 추진한 ‘동피랑 벽화 그리기’로 통영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잡았으며 올해 두 번째 벽화전을 열게 된 것이다.

 새롭게 변신한 이번 벽화전은 ‘동피랑 블루스’라는 주제로 전국에서 다양한 팀들이 참가, 지난 2일부터 10일간 진행됐다.

 ‘푸른통영21’은 중계자와 진행자로서 이번 벽화전을 펼친 지역단체다. 이 단체는 ‘의제 21’에서 출발한다. ‘의제 21’이란 1992년 UN 환경개발회의를 통해 채택, 21세기 지속가능발전의 실현을 위한 행동지침으로 물, 대기 ,토양, 해양, 등 자연자원의 보전과 관리를 위한 지침과 빈곤퇴치, 건강, 인간정주, 소비행태의 변화 등 사회경제적 이슈까지 폭 넓게 다루고 있다.

▲벽화전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아와 벽화 그리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푸른통영21’은 의제21의 제 28장과 밀접하다. 의제 28장에서는 지구환경보전을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을 강조한다. 즉 푸른통영21은 통영의 지구적이고 환경적인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단체로서 환경단체나 시민단체가 아닌 민과 관의 파트너십을 위한 중계자로서 의무를 이행하는 지역단체다.

 통영의 사람과 환경을 위한 단체. 이곳에는 윤미숙 사무국장이 있다. 마지막 벽화전이 있던 날 그와 인터뷰를 가졌다.

 푸른통영21의 설립 목적은 무엇인가

 지금까지의 지역 개발은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을 생각하지 않은, 멀리 보지 못한 개발이다. 항상 부수고 없애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이미 존재 하는 것을 파괴하지 않고 환경과 지역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개발, 지구적 ,지역적, 환경문제까지 생각한 지속 가능한 개발이 중요하다. 푸른통영21은 이러한 개발을 행동지침으로 삼고 있다.

동피랑 벽화전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동피랑은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살던 곳이다. 시는 이곳을 철거하고 공원 같은 것으로 개발할 작정이었다. 그렇게 되면 주민들은 어디로 갈 것인가? 어떤 공무원은 동피랑의 초라한 모습이 부끄럽다고 했다. 참으로 안타까웠다.

 가난은 부끄러운 것이 아닌데 동피랑 사람들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행정은 사회복지를 우선시 해야한다. 지역민들과 함께 발전해야한다. 동피랑 벽화전은 이러한 사람의 연민에서 출발한 것이다. 솔직히 이렇게 호응이 클 줄 몰랐다.

▲ 지금의 동피랑을 있게 한 '푸른통영21의' 윤미숙 사무국장
동피랑 벽화전을 추진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나

 예산이 많이 모자란다. 재료비도 부족하다.  예산이 모자라지만 이렇게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봉사자들 덕분이다. 이들이 없었다면 작은 예산으로 벽화전을 진행할 수 없다. 하지만 언제까지 사람의 마음을 빌어서 계속 나아갈 수는 없다.

 예산을 올려 지속가능한 발전과 사회복지 차원에서의 발전을 함께 이뤄 나가야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민들과 함께 하는 발전이다.  동피랑 벽화전으로 주민들이 어떤 점에선 불편함을 겪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냉소적인 분들도 계신다. 집이 오래돼 지붕에서 비와 바람이 새는 곳이 많다. 방수 처리가 제대로 된 곳이 없다. 벽화만 예쁘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이 곳 주민들의 기본적인 주거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푸른통영21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몇 가지 있는 것으로 안다. 현재 성과는 어느정도 인가

‘에코 아일랜드’
 아직 성과는 없다. 동피랑은 명소가 됐지만 지속적이어야 한다 ‘에코 아일랜드(연대도)’는 이제 막 국비를 따왔다. 이 사업은 국내에서 첫 사례다. 경남의 역점 사업이며 중앙에서도 기대하는 사업이다. 통영에는 아름다운 섬이 많다. 지금 한창 관광지로 인기 중인 외도는 사실 실패한 사업이라고 본다. 섬의 원주민들은 한사람도 남아있지 않고 외지 자본이 잠식해와서 개인이 잘 먹고 잘사는 사업이 된 것이다. 그 곳에 가면 사람이 살고 있지 않다.

 하지만 연대도는 지역민들과 함께 발전할 것이다. 이것은 느리고 조심스럽고 힘겹겠지만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통영의 보석같은 섬으로 변모해 다른 섬들도 어떻게 개발해야 하는지 하나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섬은 떠나는 곳이 아니라 살기 좋은 곳이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요즘 섬 주민들도 경계심을 풀고 잘 따라와 준다.(웃음)

‘갯벌 보전 운동’

 통영의 많은 습지들이 거의 사라지고 현재 2~3개 밖에 남지 않았다. 특히 삼화리 갯벌은 그 보전가치가 아주 높아 전문적인 조사가 이뤄줘야한다. 이 사업은 아직 초보적 단계다. 통영 갯벌을 모두 파악해야하는데 사실 한계에 부딪히기도 한다. 동암 갯벌은 시설이 미약하다. 기본 시설이 안돼 있다. 아이들이 발을 동동 구르며 화장실을 가고 싶어하는 것을 보면 부끄럽다. 

  전국적으로 갯벌을  보존 하려는 의지가 없어 안타깝다. 특히 사람들은 갯벌 하면 서해안만 생각하는데 남해안의 갯벌 또한 매우 가치 있다. 생태적 조사가 이루어져 시민들에게 그 보존가치를 알려줘야 할 것이다.

 윤미숙 사무국장은 조금씩 내리는 비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아직 페인트가 다 마르지 않아 비가 오면 녹아내리는 것이다. 며칠 전 몸살로 입원한 그는 많이 수척해 보였다. 사진을 찍겠다고 하자 예쁘게 찍어달라며 소탈하게 웃었다.

 자그마한 몸이지만 푸른통영21의 여장부인 윤미숙 사무국장은 통영시가 지속적이며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발전, 굳이 부수지 않고 있는 자원으로도 충분히 개발이 가능한, 환경을 생각하고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발전을 이루어 내길 바란다며 인터뷰를 끝냈다.

 거의 완성된 동피랑의 벽화들

▲ 새롭게 그려진 벽화앞에서 소탈하게 웃는 윤미숙 사무국장.

 ▲ 흐린 날씨에 해가 숨어 있었지만 벚꽃과 봄비가 어우러져 아름답다.
▲ 벽화앞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
▲ 통영 최고의 경치를 즐길 수 있는 태인 카페도 새옷을 입었다.
▲  자원봉사자들은 지나가는 어린이들에게도 붓을 쥐어주며 즐겁게 벽화를 완성했다.
▲ 이미 완성돼 있던 재밌는 벽화.

서울문화투데이 경남본부 박희경 기자 cnk@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