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통영국제음악제 '전환' 윤이상과 알렉산더 리브라이히
2011 통영국제음악제 '전환' 윤이상과 알렉산더 리브라이히
  • 홍경찬 기자
  • 승인 2011.03.21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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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풍광,어린이와 젊은 관객 통해,동서양 잇는 '전환'

[서울문화투데이 경남본부=홍경찬 기자]

 윤이상의 풍금 그리고 음악 꿈나무들

 2011 TIMF(팀프,Tongyeong Internatinal Music Festival 영어 약자.통영국제음악제 이하 TIMF)가 열 돌을 맞았다.

▲ 작곡가 윤이상
 이는 지난 1924년 어린 윤이상이 통영보통학교(현 통영초등학교) 입학 당시 만난 풍금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친 고 윤기현은 당신도 예술가(농방,통영 전통 목조가구 제작)라고도 할 수 있었지만 아들이 음악가가 되겠다는걸 처음부터 극구 반대했다고 작곡가 윤이상은 루이제 린저와의 대담 '상처 입은 용'에서 구술했다.

 부친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미 통영보통학교 입학날 세병관(현 국보 305호,당시 통영보통학교 부속 교실로 사용) 내에서 들었던 교사의 풍금 연주를 듣고 직접 연주했으나 발로 바람을 넣는 방법을 몰라 소리낼 수 없었던 악기에 손을 댄 순간부터 작곡가로 길을 정했고 그 과업을 완수했다.

 이수자 여사의 저서 '내 남편 윤이상'에서는 부산사범학교 국어교사로 재직한 이수자 여사가 병고로 고향 통영으로 정양 갔다 온 그를 48년 10월에 제자들과 함께 간 서울 고려심포니 부산 공연서 처음 만났다고 적혀 있다.

▲ 2011 통영국제음악제 프린지 공연 개막한 학생 사물놀이 -통영국제음악제 제공-
 3월19일 2011 TIMF 프린지가 시작됐다. 이번엔 어린 학생들이 앞장 섰다. 통영오광대 이강용 벅수의 지휘로 통영고등학교 풍물패 취임새와 통영여자고등학교 풍물패 흰두루 학생 20여명이 미륵산에 올랐다.

 신명나는 장단을 휘몰아 친 사물놀이 소리에 관광객도 덩실덩실 춤을 췄다. 부모 반대에도 불구하고 평일엔 책과 씨름하고 토,일요일 주말을 반납한 결과였다.

 강구안 문화마당서 지난 19일 공연한 '화난 곰'은 영국,캐나다,미국인 4명의 외국인 밴드팀이다. 첫 통영행에 매료돼 다시 통영을 찾을거라 너스레를 떨었다.

▲ 외국인 4명으로 구성된 화난 곰 강구안 문화마당 공연 장면 -통영국제음악제 사진 제공-
 통영동중학교 더샾(The #)색스폰 프린지 공연도 중학생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발군의 실력을 보였다. 놀 시간도 줄여가며 음악에 빠졌다. 풍물패 형들 마냥 다재다능하다.

 거제 마이스터고등학생 13명으로 구성된 '한반도' 밴드팀은 3년간 갈고 닦은 실력으로 2년 연속 프린지를 참여 관객을 집중케 했다.
 
 김동진 통영 시장은 지난해 12월 20일 윤이상 동요ㆍ가곡 보급을 위한 설명 및 토론회를 윤이상 기념관 메모리홀에서 열어 지난 2003년 김동진 시장이 진두진휘 한 교가합창제에 이어 어린 학생을 위한 클래식의 난해함을 해소한다.

▲자전거를 이용 프린지 공연장을 찾은 김동진 통영시장(왼쪽에서 두번째)과 공연을 관람하는 학생들. -통영국제음악제 사진제공-
 곧 윤이상 동요합창제가 선보인다. 또 프린지 개막날 토요일 주말 오후 자전거 동호회원들과 김동진 통영시장은 4시간 가량 직접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윤이상기념관과 강구안 문화마당,열방교회 프린지 공연장을 찾아 TIMF에 큰 애정을 표했다.
 
 올해 2011 TIMF 새 예술감독 알렉산더 리브라이히는 같은 맥락에 단연코 '전환'을 위한 어린이를 위한 음악 교육프로그램을 꼽았다.

 풍물패와 더샾,충렬여중 아이리스 프린지 공연 등은 눈여겨 볼 만한 대목이다. 리브라이히 감독도 어린이 위한 콘서트,마스터 클래스,오픈 리허설에 세심함이 돋보인다.

 향후 성인이 됐을 때 자연스레 클래식에 입문하는 청중인 수요자가 되는 것이다.

 꾀꼬리 '나이팅게일'을 음악과 해설로 만나보는 시간인 어린이 콘서트는 배우 윤석화가 나선다(27~29일). 특히 오는 29일은 월간 객석(발행인 윤석화) 27주년 창간기념회가 열려 이 또한 TIMF의 위상에 힘을 잔뜩 실어준다.

 게다가 젊은이의 참여도 유도하는 TIMF 매력이 이어진다. 음악 토론의 장도 열려 리브라이히,진은숙,하이너 괴벨스가 머리를 맞댄다. TIMF심포지움(30일).

 올해는 TIMF아카데미도 단단히 벼르고 있다. 진은숙,하이너 괴벨스,쿠스 콰르텟 등 작곡, 체임버 뮤직, 무대 연출의 다방면에서 교육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작곡가 진은숙의 지도아래 열리는 작곡섹션,한국을 찾는 하이너 괴벨스의 렉쳐,한국의 젊은 실내악단을 대상으로 쿠스 콰르텟의 체임버 뮤직 아카데미가 교육의 장을 연다.

 일련의 과정이 예술감독 라이브리히의 기획력이다. 유럽 젊은 예술인과 음악을 향한 꿈을 가진 어린이, 통영시민의 조화는 향후 클래식 새 관객으로 보답한다.

 '통영 풍광'은 세계 젊은 음악인들에게 TIMF 초청장.

 통영 풍광은 예술 대가의 면면에 오롯이 담겨있다.

 지난해 2010년 5월 25일 작고한 전혁림 화백. 토영(통영)의 흙으로 영면한 토영 바다에 진 코발트 블루의 대가 전혁림.

▲ 미륵산 정상서 바라 본 통영 한려수도 전경
 전혁림 화백의 작품 속엔 청마 유치환의 시가,대여 김춘수의 시가,초정 김상옥의 시조가,윤이상의 바다 뱃전 노래 곡조가 숨쉬고 있다고 전 화백은 말했다. 푸르고 아름다운 통영바다를 원고지에 옮기면 유치환의 시가 되고,오선지에 옮기면 윤이상의 음악이 되고,화폭에 담으면 전혁림의 그림이 된다.

 정지용 시인은 통영과 한산도 일대 풍경 자연미를 나는 문필로 묘사할 능력이 없다. 내가 기록해야 할만치 문헌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라며 통영 풍광을 만중운산 속의 천고절미한 호수라 묘사했다.

 백석 시인은 '통영'(남행시초)에 천희라는 여인을 만나기 위해 통영을 찾았다가 자다가도 일어나 가고 싶은 바다가 있는 곳이라 기록했다.

 작가 박경리 토지 제5부 1권엔 한산도 대첩 승리로 삼도수군 통제영이 설치된 후 문무를 겸비한 이곳 통영이 서울이라 표현했다.

 김약국의 딸들에선 통영 예술인이 배출된 이유를 바닷빛이 고운 탓이었는지도 모른다. 노오란 유자가 무르익고 타는 듯 붉은 동백 꽃이 피는 청명한 기후 탓이었는지도 모른다고 고향을 적어 내려갔다.

 직접 봐야 그 보물의 진가를 인지한다. 통영 풍광을 세계 젊은이들과 아티스트들에게 보여줌으로써 통영으로 모이게 하는 원동력을 리브라이히는 또 주목한다.

 이에 동서양을 대표하는 작곡가 진은숙과 하이너 괴벨스.소프라노 서예리와 러시아 피아니스트 이고르 레비가 호흡을 통영 풍광과 함께 하는 것은 필요충분 조건이다.

 윤이상과 알렉산더 리브라이히 시대를 넘어선 음악 `소통`

 1968년 독일 레겐스부르크 생인 리브라이히는 작곡가 윤이상을 통해 통영을 먼저 알았다. 독일서 윤이상의 작품을 연주하고 공부하는 것에 매료돼 통영을 좋아했다. 1996년 콘드라신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네덜란드 방송교향악단에서 보조 지휘자로 일했다.

▲ 알렉산더 리브라이히 -통영국제음악제 사진 제공-
 이때 2002년 윤이상의 고국에 첫 발을 디뎠다. 그가 지휘를 맡은 융게 도이치 필이 평양과 서울을 오가며 연주를 한 것이다.

한 길만 걸어온 작곡가 윤이상을 위해 알렉산더 리브라이히가 TIMF 예술감독으로 꿈에서도 그리던 고향 통영으로 그의 윤이상 기념관 집으로 대신 왔다.

 '전환'이라는 주제로 새 가능성을 제시해야 하는 당위성에 TIMF 공연 만찬들이 준비됐다. 관객은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된다.

 윤이상 선생의 묘비명에 적힌 처염상정. '어떤 곳에 있어도 물들지 않고 항상 깨끗하다'는 고향 통영 바다와 그의 예술혼과도 닮았다.

 알렉산더 리브라이히가 작곡가 윤이상 과업을 승계해, 예향 통영 예술의 원천인 통영 풍광을 발판으로 삼아 후진양성에 힘쓰고 동서양을 잇는다.

 윤이상 기념관 2층에 자리한 고 윤이상 작곡가의 첼로를 비롯한 유물이 관람객이 놓쳐서는 안되는 장소이다. 1995년 11월 3일 오후 4시 40분에 운명 당시 멈춰진 손목시계와 흉상과 태극기, 베를린 자택서 소장했던 통영산 소목장, 악보와 동요집 등 음악 유품이 발길을 멈추게 하고 있다.

▲ 윤이상 기념관
 작곡가 윤이상을 두고 "예술에서는 위대하고 인간으로서는 불행하다"고 했지만 행복한 통영사람 윤이상으로 거듭 태어나길 TIMF 예술감독 알렉산더 리브라이히의 3년간 횡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