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바람이 빚은 공예 ‘종이’...국립민속박물관 파주 《종이, 봄날을 만나다》展
빛과 바람이 빚은 공예 ‘종이’...국립민속박물관 파주 《종이, 봄날을 만나다》展
  • 김연신 기자
  • 승인 2024.05.2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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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2,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열린수장고 16

[서울문화투데이 김연신 기자] 빛과 바람으로 빚은 종이는 가볍고 연약하지만 변용이 다양하며, 천년을 잇는 강인함을 지닌 소재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다섯 번째 수장형 전시의 주인공은 바로 이 ‘종이’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은 오는 9월 22일까지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열린수장고 16에서 《종이, 봄날을 만나다》 특별전을 선보인다. 

▲김선애, 품달2
▲김선애, 품달2

전시 제목 중 ‘봄날’은 비개방 수장고에 보관된 지류 소장품들의 특별한 나들이라는 의미와, 현대 작가 작품과의 조우를 통한 전통의 지속가능성, 곧 ‘종이 공예의 봄날’이라는 미래가치를 중의적으로 담았다.

종이 공예는 지장, 지호, 지승 등의 대표 기법들이 있다. 지승은 종이를 일정 간격으로 잘라 끈을 꼬아 엮거나 매듭지어 기물을 만드는 기법이며, 지호는 종이를 풀과 섞어 죽처럼 만들어 형태를 완성하는 기법이고, 지장은 종이를 여러 겹 발라 두터운 후지를 만들고 그 표면에 기름을 칠하거나 옻칠을 올려 완성하는 기법이다. 

이번 전시는 우리 선조들이 종이의 물성을 포용하며 만들어 사용한, 실용과 미감을 두루 갖춘 생활 기물들 100여 점을 특별 공개한다. 개방형 수장고에서도 비개방 영역에 보관되어 있던 소반, 옷본, 모자함 등 지류 소장품들을 선보인다. 전승과 미래지향이라는 관점에서 종이를 소재로 작업하는 전라북도 무형유산 지승장 김선애 외 현대 작가들의 작품 30여 점이 함께 전시돼 ‘개방×공유×활용’ 가능성을 모색하는 개방형 수장고의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지승팔각소반, 종이팔각소반
▲지승팔각소반, 종이팔각소반

전시는 종이 공예의 다양한 기법과 활용을 보여주는 1부 ‘창의성의 향연’, 의·식·주로 분류된 지류 소장품을 소개하는 2부 ‘멋과 맛과 결을 품은’, 종이 공예의 전승 관점에서 현대 작가 작품을 만나는 3부 ‘지평의 확장’ 등으로 구성된다.

국립민속박물관 관계자는 “수장형 전시는 일반 전시와 다른 지향점을 기획과 공간연출에 담고 있다. 과거로부터 전해 온 생활 기물의 실용적 미감과 현재를 넘어 미래로 이어질 지평의 확장은 바로 개방형 수장고가 지향하는 ‘자료와 정보 그리고 영감의 연결’이라고 할 수 있다”라며, “이와 같은 관점에서 기획된 이번 전시는 고유한 아름다움을 지닌 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을 통해 우리 문화의 가치를 만나는 귀한 시간을 관람객에게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